시절인연
중고생 시절 교과서에 실려있던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
사람의 인연이란 쉽지 않다.
너무도 당연하게,
가족으로, 친구로, 은사로, 지인으로
엮여져있기 때문에 그 무게와 깊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랑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말만큼 인내심과 타이밍에 의존적인 말이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나랑 잘 맞는 사람에서
우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향이고, 어떤 결을 타고 났으며, 현재는 어떤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지를 우선은 알아야한다.
“나”라는 존재조차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느 시점에서의 ”나“인지, 어떤 사람과 어떤 상황과 어떤 장소에서 어떤 역할로서의 나인지를 명확하게 정해야한다.
그런데 또 여기서 어려운 부분은 내가 정의한 “나”와 비슷한 사람, 상대방이 바로 그 상태로 머무를 가능성이다.
한결같기란 쉽지 않다.
나를 중심으로 꼽을 수 있는 그 모든 변수에 따라 나는 그때그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라는 실체가 아닌
나의 본질을 깨달아야한다.
나의 본질과 상대방의 본질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때그때 서로를 내어주며
서로라는 절대적 기준에 따라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변화해야한다.
그 폭이, 그 괴리가 너무 크지 않은 존재
그런 존재를 나와 잘 맞는 사람이라고 하는거겠지
지금의 이 시절에 지금의 나라는 존재에
한결같은 나의 본질과 그대의 본질이
그대가 나와 같고, 내가 그대와 같다는 착각이 들어
너도 나도 없이 우리가 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