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419 결혼하고 싶어요?

뭣이 중헌디

by Noname

결혼하고 싶냐는 말에 대답을 못한다.

벌써 여러번


연애하고 싶냐는 말에도 대답을 밍기적 거린다.


10년 전 회사 회식 후,

전00과장님과 같이 탄 택시


“상아님, 상아님은 사랑을 하고 싶으신거 잖아요.”


남자분이셨는데 이러저러 해서 누굴 만나기 어렵다는 말에 저렇게 말씀해주셨다.


그때만해도 2011년에 헤어진 그를 이렇게까지 오래 못 잊을 지 모르는 일이었다.


아마 그가 아니었다면 내 연애는 상대적으로 수월했을거다.


아빠가 이상형인 것은 그래도 꿈같은 일이었다.

나는 엄마가 아니니까,


사람이 타고난 복이 있다고하는데 엄마는 남편복이 있었다. 엄마의 인생은 꽤나 녹록치 않았는데

아빠를 얻은 대신 집안에 막내인 아빠의 부인인 우리 엄마가 친할머니 치매수발을 4년을 넘게 했다.

그러고 아빠 암투병 수발을 또 4년


엄마는 내 앞에서만 쏟아내듯 터뜨렸다.


사랑이 하고 싶냐고?

그것도 이제 모르겠다.

10년 후에 연락이 되어 그를 만날 수 있었지만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는 핑계였다.

나는 그런 것들로부터 그저 달아날뿐이다.

겁을 잔뜩 집어 먹고,

사실 누군가 결혼을 하자고,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오면 도망쳤다.

무의식 속에 공포가 존재한다.

그건 엄마의 영향일 것으로 판단된다.

“너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안 살았다.”


그래, 지금보면 나를 낳아서 기르기 위해서라는 아주 큰 사랑의 표현이었겠지만 “이렇게”라는 말이 뜻하는 삶이라는게


아빠가 그렇게 엄마를 위해주고 틈만나면 백허그를 해주던 그때에도


결혼이란 감당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라는 것으로 각인되어있으며 인생을 망치는 일이라는 세뇌가 되었다.

여자의 일생이란 절대적 희생처럼 느껴졌달까

하여튼 애 앞에서 말 조심 해야된다.


그리고 그 세뇌는 가까운 사람들의 결혼 생활의 좋지 않은 점들을 적나라하게 들으며 더더욱 그랬다.


물론 그들은 모두 그들의 불행만을 이야기 해서 더 그럴 수있다. 말을 하지 않던 시간들이 지나 터져나온 고름일테니 더더욱 그렇다.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인생이란 누구나 결국 다 외롭고, 자기가 만든 지옥 속에 갇히게 될 뿐


마음자리가 변하지 않는데 누굴 사랑하고, 누구와 함께 살겠나


그리고 이 나이쯤 되니 내가 구축한 나의 안전지대에 누군가를 들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누군가와 맞춰갈 이유가 굳이 없는 거다.

남자고 여자고 아쉬울게 없다.


연애감정은 그때 뿐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날 확률을 극악이다.


나이가 들 수록 더 그렇다.


다만, 나와 비슷한 누군가와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자신의 그림자를 느끼듯 당연하고 별스럽지 않게

서로의 늙어감, 그러니까 주름과 늙어가는 몸의 변화와 그 냄새까지도 하나의 영혼, 하나의 몸처럼 여겨지는 누군가를 곁에 두고 어떤 존재가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싶은 거겠지.


그런데 그게 되냐고, 인간이 성장해서 성인이 되는데에 적용된 변수가 수만수억 가지인데


그러니 사랑이 기적인거지


지금까지의 고집을 꺾고, 외부침입자를 받아들이는 경우, 그건 아마 그들이 물과 같은 수용체가 된 이유도 있을거다.


그리고, 말 그대로 완전히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수만수억개의 변수에도 닮은 그런 성인이 된 경우, 이게 소울메이트겠지.


여튼, 내게는 그 모든게 과욕이다.


아침에 문든 그런 셍각이 들었다.


나는 내 스스로를 귀하게 대접하기 위해 살아있는지도 모른다고.


내 자신에게나 잘하자.

내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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