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407 일하면서 감정을 배제하는 법

놀이 중

by Noname

일을 할 때에는 일이 전부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과 일 이외에는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는 단조로운 삶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처럼 집에 와서도 일에 매달리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일이 아닌 사람에 시달려보면 알게 된다.


일은 재미있다.

그러나 사람에게 시달리는 건 다른 문제이다.

일을 하면서 감정이 야기되는 이유는 바로 사람의 영향이다.


일에서 유발되는 감정이 있다면, 일을 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 계획 대로 되지 않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겠지만


그런 감정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잠재울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받아들이겠다는 마음

일이 잘못된다고 내가 잘못되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일의 실패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스스로에게 떳떳하면 된다.


다시 사람을 고려해봤을 때,

일을 위해 만난 사람들끼리 감정을 불러일으킬 이유가 있을까 하는 문제가 된다.


일을 위해 만났다.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어느 정도의 친밀감은 일을 원활히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끌어들이는 건 조금은 무모하다.


일을 잘하려고 만나서 각자의 맡은 본분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사사로운 감정이 끼어든다는 것은


일의 본질, 공동의 목표를 흐리는 일이다.


일을 일로써 대해야 한다.


IT분야에서 개발자나 기획자, 디자이너들의 일부는 종종 자신의 작업물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비즈니스 방향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면 그걸 비난으로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분들과 이야기를 10년 넘게 하다 보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충분히 납득이 가게끔 지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논리나 타당성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다루는 영역이다.



[담백하게]

1. 역할놀이 중이라고 생각한다.

- 소꿉놀이나 IT프로젝트 놀이를 하는 거다. 즐겁게 노는 중인데 부정적인 감정을 들일 이유가 있나

2. 맞닥뜨린 상황에서 질문을 하는 거다. "일이 잘 되게 하기 위한 것인가?"

- 일이 잘 되게 하기 위한 모든 행위들은 납득하되, 방향성을 저해하는 것만 추려낸다.

3.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 회의에서는 회의의 본질을 생각한다. 감정에 끄달리면 본질을 놓친다.

4. 방향성을 저해하기에 지적한 내용으로 스스로나 타인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타인은 그냥 내버려두고, 내 감정을 헤아린다.

- 내가 내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가, 혹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 빠져버린 건 아닌가

5. 상대방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면? 관계가 걱정된다면?

- 그냥 내버려두어라. 그도 어른이다. 어른은 자기감정을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6. 그래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상대방이 어른이 아니라면?

- 나는 저런 적이 없는지 내 과거 기억을 샅샅히 뒤져보고 참회한다. 내 선에서만 제대로 하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그런데, 감정의 배제와 감정의 활용은 또 다른 문제이다.


화를 내야 할 필요가 있을 땐 화를 내야 한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라면 화를 내어야만 하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지만, 종종 화를 내어줘야만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 화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면이 강하다.

굳이 같이 갈 사람이 아닌데,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는 그런 행위를 하겠는가.

'화'는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시킨다. 독을 집어삼키는 것과 같다.

그건 내가 상대방과 같이 가고 싶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품위 있게 가는 편이 심신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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