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마흔에 읽는 니체

종이 한장 차이

by Noname

#마흔에읽는니체 #윌라오디오북


지난 여름 마흔에 읽는 니체를 들으려다가 금새 꺼버렸다.


어쩐지 패배자의 모습과도 같이 그려진 그 대다수의 마흔이라는 나이를 맞이한 사람의 묘사가 너무나도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게 맞았다.

친구에 의해 내 손에 들려진 마흔에 읽는 니체는 내게 다시금 말을 붙여왔다.


맞잖아, 꿈꾸던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그런대로 타성에 맞춰 살아가고 있잖아. 이룬것 하나 없이 그저 나이만 먹고 있는 거 맞잖아.


한없이 작아졌다.

맞다. 그 모습이 바로 마흔을 앞두고 있는 내가 맞다.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누군가를 만나리라는 희망도, 현재에서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내가 꿈꾸던 그 모든 꿈들도


이토록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서 시체썩은 내를 풍기며 겨우 숨을 이어가고 있는,


지푸라기와도 같은 한가닥 희망에 의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질거라고, 내가 꿈꾸던 것들을 다시금 이루어 나갈 수 있을거라고.


몸의 반토막은 바위에 깔려 옴짝달싹 못하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씩 기를 쓰고 빠져나오려고하고 있다.


니체는 이걸 “힘에의 의지“라고 했구나.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말이다.


나 자신을 받아들 법도 한데 나는 아직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통과 열정으로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말은 말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타일러 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키라는 말이기도 하지 않을까.


다만 나는 스스로를 부족하게 여겨 높은 이상을 갖고, 다그치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마음 한번 바꿔먹기가 이렇게 힘들다.

늘 바로 다음 순간의 죽음을 생각하는 나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문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생에 후회할 거라곤

내 자신을 충분히 어여삐 여기고 사랑하지 못한게 되겠구나.


숱한 세월 자신을 저주하고 자신을 미워하고, 존재를 부정하고 살았다.


어떻게 해야 온전히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나의 과업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참으로 간단하고 어려운 일이다.


내 마음자리 하나 바꾸면 되는 일이

왜이리도 힘든일인가


그러나 분명 모든 일에는 반대급부가 있게 마련.


나는 나를 지독히도 사랑하기에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있을 뿐이다.


그게 종이 한장 차이.

방식의 차이


이러나저러나 나는 나 밖에 모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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