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눈을 떴다.
오늘 밤도 목이 아파 새벽에 잠을 설쳐 더 누워있고 싶었다.
예정대로라면 8시부터 움직였겠지만 한시간을 더 잤다.
동생과 11시에 만나기로 해서 시간에 맞춰 나갔다.
오늘은 일정이 4개가 있다.
감기가 아니라면 신이 나서 씩씩하게 차근차근 클리어했겠지만 오늘은 도무지 힘이 나지 않아 물먹은 솜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옷은 왜 이렇게 입은 거지.
“ 나 오늘 혐오스러운 마츠코 코스프레야.”
동생은 나를 보고 크게 웃었다.
편백찜과 샤브샤브를 먹었다. 전 같으면 고기를 양껏 리필해 먹었겠지만 몸이 자꾸 쳐져서 적당히 먹었다.
동생에게 내년에 엄마가 제주도에 데려가 달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동생은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하다가 갑자기
“맞다. 상아야, 나 수학여행은 못간다고 했잖아.”
MBTI상 J인 나에게 P인 동생은 재작년 나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는 나랑 여행 스타일이 맞지 않다며 나와의 여행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나 이제 바꼈어. 지금 호주 여행도 계획 1도 없고, 회사에서 연수 갔을때도 넘 빡빡해서 힘들었다구. 그리고 나 이제 퇴근 하고 집에 가서 바로 씻지 않을때도 있고, 설거지도 종종 미룬다구!”
“이제 드디어 사람답게 사네. 그래 인간이 인간미가 있어야지말야!”
둘다 크게 웃었다.
아침에 생각했다.
몸이 아픈대도 늘 약속은 꼭 지켜야하고
하려고 했던건 반드시 해야하고,
다른 사람 생각을 먼저 하고 챙기다가 내 자신은 늘 챙기지 못했다.
그들의 인생에 충분 조건일뿐인 존재이길 원하면서
나는 왜 그렇게 타인들을 애처롭게 필요로 했던가.
정작 내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내 자신인데
마침 아래 글귀가 알림으로 왔다.
불완전한 하루를 받아들이기
불완전한 나를 받아들이기
어제부터 뭔가가 잘 되지 않고 계속 꼬이고 있다.
어제부터 이첨지의 날이 시작되어 혼자 속상해하다가
결국엔 뜨거운물에 데이고,
울까하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그래, 난 사실 굉장히 인간미가 넘쳐서 헛점이 많은 사람인데 말이다.
나다움을 찾아야지.
나는 불완전해도 이미 완벽한 존재라는 사실을 굳게 믿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