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385 그냥 상처 받은 애잖아.

잘 컸다.

by Noname

겨울의 행복한 기억이라면,

대학교 친구인 샤샤언니와의 추억이다.


그렇게 친한 샤샤언니인데도 1년에 몇번 연락을 하지 않다보니,

서로 어디서 뭘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정말 하늘이 돕는건지


우연하게도 매 시기마다 내가 있는 곳에 언니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전에 이쪽으로 이사오기 전에도,


전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지를 정하려다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마을이 있어

그곳에 거주지를 정했고,



인스타그램인지를 통해서 아주 우연찮게 언니가 바로 옆동네에 살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었다.

아주 오래전에 언니가 아파트 청약을 넣느라고 엄청 고생했던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 아파트가 내가 사는 곳 옆동네라니, 그것도 차로 15분 거리였다.


애써서 유지하려 하지 않아도 필요한 때에 그 자리에 있어주는 그런 사이


연락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모자르게 하지만

하늘이 이어놓은 인연이란 이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와인을 몇잔 마신 언니는 내 등을 톡톡 거리며

잘 커줘서 좋다!

했다.


우리 다 알잖아. 상아가 나쁜애는 아닌거.

그냥 상처받은 애라서 사람들하고 같이 있고 싶은데 어떻게 다가갈지 몰라서 그러는거.

그래서 내가 옆에 있어주고 싶었어.



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남자친구가 없어 쓸쓸하게 생일을 보내야할때도,

혼자 도서관에 쳐박혀 공부만 할때도,


그냥 어떤 느낌인지 누군가가 필요해서 기댈 곳이 없어 혼자 쭈그려 있을때면

언니는 그냥 우연인척 나타나서 토닥거리며 밥을 사줬었다.


언니, 내 행복한 기억에는 언니가 늘 있어.

너무 고마워.


서로가 너무 힘들어서 서로를 볼 수 없었던 동갑내기 친구도 여유가 될 때는 그랬었다.


'상아야 뭐해?'


참 소중하지 뭐야.

지금도 난 다가갈 줄을 모른다.

다만 나를 좋아해주는 그 눈빛에 대한 감별이 가능해서 그 감에만 의존한다.


맹쟈님께서 어제

모든 관계는 입이 문제라, 마음에 없는 말로 상처주고 마음에 없는 말로 멀어지니

말만 하지 않으면 될 거 같다는 말을 했다.

그냥 눈빛으로 행동으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그래.


그래서, 내가 누굴 만난다면 그런 사이를 만나고 싶은거지.


은근히 운명이라는 걸 믿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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