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384 신종 철벽

하.

by Noname

그냥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가 보기엔 꽤나 좋아보이나보다.


이렇게 감기에 걸린데다 체까지 하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머피의 법칙에 걸려있는 상태라서 꾸에엑 하고 성질을 내볼까 하다가


아예 해탈해버려서 '그럴 수 있쥬'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좋아보이나보다.


그럴 수 있쥬.

그래 보일 수 있지.


종종 나의 솔로 생활에 대한 한탄에 뭇 남성들은 이런 말을 한다.

"이미 지금도 충분히 멋지신데요!!"

"이미 지금 그대로 너무 좋아보이시는데요!!"


신종 철벽인가.


감기 걸린데다 체까지 하고 누워있는데

갑자기 까마득하게 잊어버렸었던 대학생 때 남자친구가 생각이 났다.


내가 아프면 그 당시 대중교통으로 3시간 거리인 우리집까지 와서

우편함에 약을 넣어두고 가곤 했었다.



아르바이트도 그 먼곳에서 내가 사는 동네에서 했었지.

빼빼로도 만들어오고, 도시락도 싸오고


이렇게 혼자 아파서 누워있으면 어쩌다 한번씩 그 친구 생각이 나는거다.


그런데 16년만에 처음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지난간 사람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드는걸보니 철이 들려나보다.


아 잠깐, 근데 내가 아팠던건

스트레스 성이라 그 친구의 여사친들이자 대학 동기들의 문제로 싸우다가 아픈게 원인이었잖아.


미안한거 취소.


하여튼 기억의 미화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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