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퇴근길 엘리베이터에 탔다.
문이 열리고, 내 뒤에 이어 엘리베이터에 탄 하늘색 코트를 입은 여성분은 설레이는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손끝에는 투명한 봉지에 케이크가 담긴 상자, 그리고 두개의 플라스틱 포크가 있었다.
문이 닫히기 전 급하게 엘리베이터를 탄 배달원 분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 봉지에 치킨상자와 500ml콜라가 들어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은 달콤한 케이크 향과 치킨 향으로 가득 찼다.
먼저 내린 나는 그 향을 기억하며 집 문을 열고 생각헸다.
입맛이 잘 맞고, 마음이 편한 누군가와
알콩달콩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그 순간이
행복이라는 걸
밀키트를 꺼내 차돌박이 들깨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1인분 같은 2인분의 파스타를 이렇게 간편하게 만들어 혼자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행복
요즘 내가 계획을 세우고 전처럼 치밀하게 살지 않는 이유는 안일해진 탓도 있겠지만
스스로를 더 돌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20-30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이제는 잘 살아야하니까.
이명 소리가 좀 들어들면 다시 뭘 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