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75 동생에 대하여

by Noname

동생은 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나보다 작고 여린 생명체였다


언니와 동생이라는 역학 관계는

언니에게는 작은 권력이거나

혹은 어리고 귀여운 경쟁자이거나

내것을 빼앗아가는 어떤 존재이거나


그리하여

부모님의 지시 아닌 지시 아래

나의 통제하에 두고, 내 뜻대로


울지 않고 말썽부리지 않고

내 과자에 손을 대지 않도록 조정하고자 했었다


때리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고

때론 무관심으로 동생을 통제 했다


성인이 되어서

옷을 아무곳에 벗어두고

밥을 먹은 후 치우지 않는

동생에게 몇개월에 한번씩 화를 내던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자아가 있는 독립적인 존재를

내가 통제하려고 하다니


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독재자였다


그뒤로 동생과 나의 관계는

상호존중의 관계로 변해갔다


동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혜롭고, 똑똑했다


단지 7살 차이가 나기에

동생의 어린 시절 기저귀를 갈아주고

업어주었다는 이유로


아직도 나보다 어린 존재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동생이 나보다 더 큰 존재처럼 느껴진다


인간은 모두 저마다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어디서 만난 어떤 존재이든

상대방을 존중하고, 무엇이든 배우고자한다


동생이란 존재가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내 생에 만나는 모든 존재에 감사한다

작가의 이전글마흔-977 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