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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an 11. 2024

마흔-332 나를 왜 칭찬했는지 모르겠다.

왜 그러는 걸까요?

사람을 좋아할땐 매우 순수하게 좋아하는 편이다.


누군가 나에게 와서 '너는 정말 대단해.', '당신을 존경해요.'라고 말을 해봤자 그러거나 말거나.


언젠가부터 다들 내게 그렇게 말해서,

나도 이제 나를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대단한가보다. 어쩌면 나는 평범한 사람들사이에서 꽤 존경스러운 사람인가보다.


그런데 종종 이성 관계가 전제가 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면 좀 의아하다.


나에게 와서 너의 이러이러한 면을 나는 사랑해.

라고 말해봤자, 그건 그에게 칭찬 받고 존경받기 위해서 한 일이 아니라

단지 내가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럴수록 관계가 거추장스러워지는거다.


내가 나를 위해 하는 운동이, 내가 나를 위해 하는 공부가, 내가 나를 위해 하는 식단이

그리고 그 외 모든 것들이 내가 자발적으로 주체적으로 해오던 것들인데


왜 갑자기 나타난 타인이 내가 늘 해오던 행동을 칭찬하려 드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거다.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심리학 공부를 하다보면 듣게 된다.  


어느 중년 남성의 집 뒤에서 소년들이 모여 매일같이 떠들기에

그 소년들에게 가서 그들 덕분에 활기가 생기는 것 같다며

매일 1시간 이상 떠들면 돈을 주겠다고 했다.

처음 소년들은 기뻐했지만,

어느날 부터 보상이 주어지지 않자,

떠들기를 멈추었다는 내용의 이야기.

보상에 익숙해지면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하던 행동을 부적소거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누군가의 칭찬과 보상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인간이라서 그런지

종종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청개구리 심보가 튀어나오곤 한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 누군가 옆에 오면 멈춰버리는 것과 같다.

(사실 엊그제 편의점 군것질 사건은 명백히 지난 누군가에 대한 반항심이었다.)



물론 알지못하는 누군가가 나의 글이나 영상을 보고,

"가치관과 여러 면면들이 존경스럽고, 배우고 싶어요."라면서 다가오시면

"그런가!"

하고 뿌듯해지기도 한다.

나를 잘 아시는 분들이 종종 은연 중에 그런 내색을 보여주실 때도 그렇다.


그런데 나의 글을 읽어본 것도 아니고,

그냥 나의 생활 패턴 일부를 엿봤을 뿐인데 그런 칭찬을 한다는게

나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거다.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는 하는 것들을 할 때,

부모님은 칭찬을 해주신 적이 없다.


중학생 때, 문방구에서 "저희 부모님은 성적을 잘 받아가도,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아무 말씀이 없으세요."하니까 문방구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내게 "그게 너를 믿어서 그런거란다."하셨다.


물론 나는 칭찬 봇이긴 하지만, 은근히 칭찬을 받는 누군가에게 우월감을 느끼는지도 모르지.


어쨌든, 그냥 묵묵한 지지와 응원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으로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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