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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an 28. 2024

마흔-315 MBTI : F와 T의 명확한 구분

반반치킨의 고민 

상담을 할때 상담 선생님께서는 F의 성향이 많이 보인다고 말씀 하셨다. 

관계를 살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유형의 사람들, 특히나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상대할때는 매우 조심성있게 행동하곤 한다. 따뜻하고 예쁜말을 잘 하기도 하는 편이다. 

화가 나도 관계를 생각해서 잘 돌려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편이다. 


최근 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이성과의 관계에서 접근방식이나 상대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너무 이상적이라는 데에 있었다. 


초기의 상호작용에 있어 나는 충분히 배려하고, 사려깊게 행동하는 편이기 때문에 

상대방으로서는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의 상황을 무한으로 배려해줄 것 같은 느낌을 받는것 같았다. 


나는 세번이상의 무례함을 그냥 두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상대방들은 대체로 다들 선을 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솔로가 아니었겠지. 

그런 습관화된 무례함은 갈수록 더 심해질 뿐임을 알기 때문에 싹을 자르는게 상책이다. 


그런데 반대로 혹시 내가 그런 여지를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배려를 당연하게 여기는 상대방들에게 인성 이슈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만나서 주고 받는 에너지 상에서 내가 그들의 이기심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드는 뭔가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이다. 


내가 그렇게 이타적인 사람이 아닌데, 이타적으로 보이는게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대체로 처음에는 편안해서 좋다고 하다가 급기야 만만하게 여기니까 문제가 있는거다. 


편안하다는 피드백의 의미는 내가 그만큼 배려하고 사려깊다는 이야기지만 

만만하게 여긴다는 건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이야기이다. 


소중한 나의 인격을 격하시키기 않으면서 에너지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 관점에서 MBTI를 보다 면밀히 고찰해보게 되었다. 


내가 주로 용납하지 못하는 포인트는?

1. 입밖에 낸 약속을 사전 양해 없이 지키지 않는 경우 

2. 자신의 실수나 결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3. 본인 위주로 내가 주는 걸 당연히 여기고, 더 요구하는 경우, 그런데 본인은 딱히 뭘 하지 않는 경우 


그랬지. 세 가지를 다 했지. 각각에 대해 3회 이상 


나의 상대방들이 한결 같았다는건 분명한 나의 문제이다. 

물론 내가 논리적으로 대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 점에 대해서 되려 급발진을 한다거나 반복이 된다는 건, 도무지 타인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를 배우지 못한 처사임에도 그저 그들의 아이큐가 두자리라서 어쩔 수 없었으려니 하고 상종하지 않는게 최선이다. 바뀔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말을 예쁘게 하고, 타인의 상황과 정보들을 종합해서 상대가 원하는 걸 제공하는 건 지능의 영역이다. 

물론 그게 몸에 배어있는 F유형의 사람들은 당연하게 행동이 나오겠지만 

나와 같은 인간들은 엄청난 정보처리를 해내야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그런데 굳이?


T유형의 사람들은 대체로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서운함을 느끼고 논리적으로 공격을 한다고 한다. 

F유형의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마음을 잘 몰라주는 부분에서 서운함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공격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는 명백히 T유형의 사람인데 너무 배려하려고 하는게 독이 되는거다. 

그러니 애초부터 한결같이 냉철함을 유지하는 편이 나에게 이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니 이 정도 나이를 먹어 배울만큼 배운 성인이 타인에 대한 친절함과 다정함을 잃는 것 또한 스스로를 우습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역시 뭐든 적당히가 어렵다. 

그래도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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