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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Feb 12. 2024

마흔-301 미련이 없도록

애초에 

삶에 미련이 없도록 그 싹을 키우지 않고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이어진다. 

그렇다보니 삶이 공허하다. 


미련을 가질만한 것들이 없다보니 

미련이 가득한 사람들이 가진 

가득한 삶의 보따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온갖 괴로움이 솟구친다. 


무엇을 열망했는가. 

무엇에 집착했는가. 

무엇을 욕망했는가. 


오로지 죽음, 죽음, 죽음 뿐이다. 


죽음에 기대고, 죽음에 의지한 채 

꾸역꾸역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자에게


다시 삶을 살라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포기한 것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손을 대서 

희망을 키워내야할지 모르는 상태 


제 나이보다 어린 사람들을 보는 어른들의 심정이 이런 걸까.


'이봐 자네는 아직 젊어. 그러니 뭐든 할 수 있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네."


살아온 세월이 야속해서 눈물이 난다. 


내가 허용하지 못했던 나의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모두다 사라져 버렸는데 


야속하게 맑은 하늘과 따뜻한 기온이 

태연자약하게 내리쬐는 태양이 


참 얄궂은 날이다. 


결국 그 모든 괴로움은 헛되었으며 

내 삶은 오로지 나에 의해서 허락되어야만 했다는 것 


어차피 이렇게 될건데, 

그 누군도 책임져주지 않는데 

나는 왜 그토록 눈치를 보고, 두려움에 벌벌 떨며 견뎌왔던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살아왔던 그 그 순간들이 

그저 후회의 덩어리가 될 줄이야. 


그러나 과거는 과거로 미루어두어야한다. 


사과 나무를 심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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