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name Feb 16. 2024

마흔-297 설탕

단맛

30세 이후 혼자 살면서 설탕을 사본 적이 없다.

당연히 지금도 집에는 설탕이 없다.

물론 후추라던지, 케챱이라던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조미료가 없는건 당연지사다.


소금은 일전에 샤샤언니가 준 트러플소금 15그램짜리가 꽤 오랜기간 줄지 않고 있다. 요리용이 아닌 죽염이 또 오랜시간 반이 넘게 남아있다.


그래서 밖에 나가 먹는 음식은 간이 너무 쎄거나 매운게 아니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트레이노 선생님께서 설탕과 소금을 조금이라도 챙겨 먹으라고 할 정도로 내 식습관은 아주 어려서부터 왠만해선 간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길들여져있다.


요거트와 같은 가공식품도 플레인을 더 좋아한다.


인생에서 단맛을 다 빼버리듯

내 음식에서도 단맛을 다 빼어버렸다.


어쩌다 맛보는 단맛이 그렇게 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무 자주 곁에 두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을 너무 자주 하지 않고,

좋아하는 타코야키나 막창을 한달에 한번만 먹고,


맥그리들을 2주에 한번 먹다

팔지 않던 6개월 간 그리워한만큼

최근 다시 판매를 시작한 맥그리들을 먹을 땐

정말 행복했다.



그 종종 맛볼 수 있는 행복감을 위해서 일까나


지나친 자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이다.

사람들의 감각은 마비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숨결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한정감과 소중함이 무뎌졌다.


뭘 먹어도 맛있고, 뭘해도 신기하고

작은 것에도 기쁘게 반응하고 감사하는 법은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지는 법 밖엔 없으려나





작가의 이전글 마흔-298 어제 잠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