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30세 이후 혼자 살면서 설탕을 사본 적이 없다.
당연히 지금도 집에는 설탕이 없다.
물론 후추라던지, 케챱이라던지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조미료가 없는건 당연지사다.
소금은 일전에 샤샤언니가 준 트러플소금 15그램짜리가 꽤 오랜기간 줄지 않고 있다. 요리용이 아닌 죽염이 또 오랜시간 반이 넘게 남아있다.
그래서 밖에 나가 먹는 음식은 간이 너무 쎄거나 매운게 아니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트레이노 선생님께서 설탕과 소금을 조금이라도 챙겨 먹으라고 할 정도로 내 식습관은 아주 어려서부터 왠만해선 간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길들여져있다.
요거트와 같은 가공식품도 플레인을 더 좋아한다.
인생에서 단맛을 다 빼버리듯
내 음식에서도 단맛을 다 빼어버렸다.
어쩌다 맛보는 단맛이 그렇게 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무 자주 곁에 두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을 너무 자주 하지 않고,
좋아하는 타코야키나 막창을 한달에 한번만 먹고,
맥그리들을 2주에 한번 먹다
팔지 않던 6개월 간 그리워한만큼
최근 다시 판매를 시작한 맥그리들을 먹을 땐
정말 행복했다.
그 종종 맛볼 수 있는 행복감을 위해서 일까나
지나친 자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이다.
사람들의 감각은 마비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숨결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한정감과 소중함이 무뎌졌다.
뭘 먹어도 맛있고, 뭘해도 신기하고
작은 것에도 기쁘게 반응하고 감사하는 법은
익숙함으로부터 멀어지는 법 밖엔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