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그걸
아름다운 추억을 묻는 방법
혹은
추억으로 인한 그리움이 집착이 되어 현재의 자신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면
추억을 묻는 가장 절대적인 방법이 있다.
그 추억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업데이트 하는 것. (IT에서는 업데이트를 친다고 표현한다.)
새로운 기억으로 덮어쓰고, 다시 또 덮어쓰다보면
그 기억은 교란되고, 일부러 복원하였으나 어딘가 훼손된 파일들처럼
편린들만이 떠돌 뿐이다.
그러나 그 마저도,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 추억의 실마리 자체,
추억의 덩어리를 기어코 끄집어 내는 트리거를
다른 유형으로 변이시키거나 제거하는 방법이다.
실마리를 변이시키거나 제거하게 되면
기억은, 가느다란 실에 메달려 있던 연이 끊어 어디론가로 사라지듯
자취를 감춘다.
어렴풋한 이미지가 남지만 너무나도 흐릿하여 더이상 어떤 감정을 자아내지 못한다.
나는 추억을 묻은 걸까, 너를 묻은 걸까.
추억이 아름답기 위해선 변이가 없어야한다. 그 상태 그대로 온전히 유지되어야한다.
우리의 시절은 훼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