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포기는 김장 담글때나 쓰는 말이다.”
고등학교 1학년 내 짝궁이 책상에 붙여놓았던 말이었다.
나란 인간은 포기를 하지 못해서 수학경시대회에 내보내주지 않았던 기억에 사로잡혀
뭐든 쉽게 포기하는 버릇이 생겼다.
종종 통계학과 같은 것들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강의는 할 수 있는 정도로까지는 하지만 그 이상의 응용부분에선 포기를 한다. 못하는 걸 아니까.
가르칠 수 있는 재주와 응용할 수 있는 재주는 또 다른 말이다.
그러니 통계학자는 하지 못하지만 기초적인 수준의 통계지식전달자까지는 할 수 있는거다.
그 이상은 포기한다.
안 되는걸 아니까. 내가 잘하는 부분은 그게 아니니까.
포기는 유용하다.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를 줄인다.
경영학도라면 선택과 집중, 포지셔닝 전략 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거다.
나는 연애를 할 재주가 없다.
연애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 매번 노력해봤지만
아무래도 이제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외적인 부분을 어떻게 할 생각도 없고
이제는 그만 포기를 할 때가 되었다.
한국의 또래 남자들에게 나는 그냥 마흔이 가까운 “아줌마”일 뿐이다.
악착같이 공부하고, 독하게 살아가는
어쩔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니.
더이상 헛된 에너지를 쏟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