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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Mar 02. 2024

마흔-283 포기는 김장

포기

“포기는 김장 담글때나 쓰는 말이다.”


고등학교 1학년 내 짝궁이 책상에 붙여놓았던 말이었다.


나란 인간은 포기를 하지 못해서 수학경시대회에 내보내주지 않았던 기억에 사로잡혀


뭐든 쉽게 포기하는 버릇이 생겼다.

종종 통계학과 같은 것들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강의는 할 수 있는 정도로까지는 하지만 그 이상의 응용부분에선 포기를 한다. 못하는 걸 아니까.


가르칠 수 있는 재주와 응용할 수 있는 재주는 또 다른 말이다.


그러니 통계학자는 하지 못하지만 기초적인 수준의 통계지식전달자까지는 할 수 있는거다.


그 이상은 포기한다.

안 되는걸 아니까. 내가 잘하는 부분은 그게 아니니까.


포기는 유용하다.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를 줄인다.


경영학도라면 선택과 집중, 포지셔닝 전략 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거다.


나는 연애를 할 재주가 없다.

연애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 매번 노력해봤지만

아무래도 이제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외적인 부분을 어떻게 할 생각도 없고


이제는 그만 포기를 할 때가 되었다.

한국의 또래 남자들에게 나는 그냥 마흔이 가까운 “아줌마”일 뿐이다.

악착같이 공부하고, 독하게 살아가는


어쩔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니.

더이상 헛된 에너지를 쏟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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