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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Mar 19. 2024

마흔-265 견고한 세계

혼자여야만 하는 사람

우리 몸은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외부에서 정체불명의 뭔가가 침투하면

우선은 비상 경보를 켜고, 최대한 방어한다.


우선 방어하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과잉방어를 하거나, 방어를 아예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렇게 병에 걸린다.

물론 내부 세포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듯

사람마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 자기 본연의 세계가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그 세계에 타인을 초대하여

따뜻하고 즐겁게, 때로는 힘이 들지라도 서로 의지하며 함께한다.


자신에게 해로운 사람은 가지치기도 해가며 

누군가를 믿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게 사랑이겠지.


그러나 과잉면역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들의 삶에 타인이 끼어들 틈이 없어보이는 견고한 체계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한다. 


언뜻보면 이들은 자기관리를 잘 하는 매우 건실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외부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자신의 울타리를 친 사람들이다. 


요즘 완다비전을 보고 있는데, 완다가 참 남일 같지 않다. 


아직 중간정도 밖엔 보지 못했지만 완다가 자신의 세상을 지키려하는 부분은 역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울타리이다. 



나에게는 그런 울타리가 없다. 

오로지 내 자신. 절대적인 벽을 쳤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일을 도모하는 것 까진 가능하지만 

내 삶을 도모할 순 없다. 


내 삶은 오로지 홀로 살아내야하는 무언가라도 되듯이.

그 누구도 지나치게 가까이 둘 수가 없다. 


"대단하시네요."하며 질려 도망간 사람들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비집고 들어갈 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건 내가 뿜어내는 분위기다. 


절대. 허락하지 않겠어. 


빨리 최면치료를 받아야할텐데, 꼭 그래야하나 싶기도 하다. 


타인에게 소스라치게 반응하는 이 예민한 성향을 굳이 바꿔야하려나. 


혼자 살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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