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name Apr 02. 2024

마흔-251 해피해피 햅삐

나는 무엇으로 살건가

현재 근무하는 곳과 가까운 곳엔 빵집이 있다. 

빵을 즐겨먹진 않지만, 얼마전 다른 프로젝트PM분께서 주신 빵 한조각을 '어쩔 수 없이' 먹고는 행복해졌다.

빵집 이름은 "해피해피브레드"이다. 


소설과 영화의 제목인듯하다. 


다리를 건너고, 오래되고 낡은 가게들을 지나 땡볕에 한참을 걸어가니 아주 조그만 가게가 하나 보였다. 


가게 안은 열기가 가득했다. 

연세가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친절히 미소 지으시며 밤식빵이 지금 식어가는 중이라고 하셨다. 


더운 기색이 보이셨는지, 빵을 굽느라고 에어컨도 켜지 못하신다며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니까 빵집은 아주 조그마했고, 앉을 자리는 없었으며 픽업만 가능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사장님 내외 두분께서 빵을 만드시는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진다던 빨대도, 

맑은 얼음을 만들어 미리 준비해 두셨다는 카페라떼도, 

바삭한 소보로가루와 부드러운 빵과 살살 녹는 밤도, 


봄바람과 함께 피어난 벚꽃과 수선화와 함께 

오늘을 만들었다. 


아, 밤식빵 


칼로리가 굉장히 높네. 

기분이 좋았다. 


그 모든 풍경이 처음 본 작고 소박한 그 모든 것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과 

그 일을 비롯한 삶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리고, 그 외에는 뭐가 더 필요할까


진지하게 다시 삶을 고민하고 있다. 

늦지 않았다. 다들 백세까지 살거라고 하더라. 


아직도 앞날이 창창하네. 

아무것도 없는 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으니 

어찌보면 참 좋은 일이구나 싶었다. 

작가의 이전글 마흔-252 9부 능선에서 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