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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Apr 03. 2024

마흔-250 꽈배기를 좋아했었어.

스크류바는 그리 좋아하진 않았는데

꽈배기를 좋아했다. 

특히 크림이 발라져있고, 겉에 보송보송한 노란색 가루가 뿌려진 꽈배기


어린 시절엔 먹어도 아무 탈이 없던 음식이지만 지금은 탈이 나니까 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꽈배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내 속은 확실히 꼬여있다. 


바보는 놀려도 웃는다. 

두번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려는 의도일거라는 피해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말한마디에도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싫어할까봐, 나를 미워할까봐, 나를 떠나버릴까봐 늘 노심초사한다. 


한번만 꼬아서 듣는게 아니라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배배배배배꼬였다. 


2차 해석이 바로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다. 

거기에 그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뭔가를 시도하는 순간부터 현실의 삶도 꼬이기 시작한다. 


나는 꼬였다. 

나같이 피곤한 인간을 아직도 상대해주는 사람들이 신기할 뿐이다. 


그들은 나보다는 꼬여있지 않은 사람들이겠지. 


왜 이렇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살면서 그저 순수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것들이 나에게 해롭게 작용한 경험 덕이겠지. 


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는 곧이 곧대로 듣는다. 


내 세계는 뒤틀려있다. 


너무 외부를 의식한 탓이다. 

조금도 손해를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사람을 옹졸하게 만든다. 


숲을 볼 줄 모르고, 나무만 보는 형국이지. 


별거 아닌 일에 집착하는 꼴이다. 

그래서야 어디 멀리 보고 멀리 갈 수 있겠나.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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