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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Apr 04. 2024

마흔-249 뒤통수가 예쁘다.

헤어디자이너 선생님들만 알아주시지만

얼마전 유투브에서 머리카락 예쁘게 묵는 법 동영상을 봤다.

뒤통수에 뽕을 한 껏 넣어 볼륨감있는 스타일을 만드는 영상이었다. 


그리고는 며칠 후 사진첩을 보다가, 대충 묶은 내 머리의 뒤통수가 

한껏 뽕을 넣은 그 영상의 머리처럼 예쁘게 튀어나와있는 걸 봤다.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졌다. 


내가 아기였을때 엄마는 내 뒤통수 모양을 예쁘게 만들어 주려고 

머리를 하루에도 몇번씩 모양이 잡히도록 만져줬다고 하셨다. 


그냥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뭉클해지고, 코끝이 시큰하다. 


많은 걸 바란 건 엄마가 아니라 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한 반응과 방식으로 나는 엄마를 사랑했고, 엄마에게 그런 엄마를 요구했다. 

그리고 엄마는 엄마의 방식으로 나를 최대한 사랑해오셨을테지. 


내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날 싫어할까봐 무서워하는 병이 있었다.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사랑받지 못할거라는 무력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저 내가 그 무한한 사랑을 내 관점에서 매도했을 뿐이었다. 


나는 언제나 어른이 되려나. 

어른이라고 완벽한 존재가 될 순 없다는 걸 알게 된 걸 보니 나도 어른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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