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name Apr 05. 2024

마흔-248 독하게 살 필요가 없었겠지

힘 빼고, 나무만 

신경과민이다.

다른 말로 편도체가 과잉 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 


그거 다 신경 쓰다간 죽는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누군가의 눈빛 하나, 사소한 몸짓 


그걸 다 신경 써주며 섬세하게 배려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워졌다. 

긍정적 측면에서의 따뜻함이라면 좋으련만 

대체로 그런 사람들은 부적 강화로 인해 그런 성향이 된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까, 어떤 존재로부터의 한결같은 사랑이 보장되지 않아서 

늘 살피고, 신경쓰고, 배려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물론 그렇게까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가학과 피학을 오가며 친절함조차 가학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2018년에 마음치유학교나 명상센터에 다니면서 만난 분들의 삶을 정말 드라마에서나 접할 수 있던 사건들의 당사자가 많았다. 


대체로 그런 분들은 어딘지 모를 독기가 서려있지만 섬세하고 여리셨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하신 분들이 많았다. 


간절하게 독하게 "애써서" 뭔가를 하는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아픔이 있는 법이다. 


뭔가를 편안하게 이루어 내는 사람들과는 다른 에너지이다. 


누군가는 주말 중 하루는 편안히 쉬며 재밌게 공부하는데 

누군가는 주중 1시간도 아까워서 나처럼 독하게 뭔가를 해낸다. 


'아니 나도 잘하고 싶은데 오늘도 안했네.'

그건 그에게 살면서 그만큼의 의지를 끌어올릴만한 동기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인간의 뇌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뇌가 인식하기에 생존에 무리가 없는 삶을 산 사람들은 

독기를 내려해도, 아무리 간절해지려 해도 툭 풀어진다. 

굳은 의지가 뭔지 결코 모를 것이다. 삶에 어떤 위기를 경험하기 전엔 

우린 그걸 시련이라도고 하고 기회라고도 한다. 


무난히 삶이 풀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건 삶의 환경에서부터 펼쳐진다.


자라온 환경, 양육환경,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환경 


그냥 있으니까 절로 되더라. 


그런 경우다. 


아기였을때, 태어났더니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내가 필요로 할땐 언제든 

양육자의 보살핌과 사랑이 있었다. 


삶은 그렇게 누군가의 도움으로 편안하게 살아지는거다. 


그 편안함을 연습해야한다. 


삶이 절로 살아지는 편안함 


두려움이나, 불안과 긴장은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며 

내가 지금까지 나를 위해 만들어낸 환경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믿음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나 위기가 닥쳐도 해결 해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 


즉, 자기확신 


독하게 살 필요가 없었다는 건 부러운 이야기다. 

나도 한때 독하게 살 필요가 없었던 때가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꽤나 편안하고 이상을 추구하는 몽상가였는지도 모른다. 


꿈을 이야기하고,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도 재미있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사람에게는 믿을 구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그들의 자제들이 결혼하길 바라셨는지도 모른다. 

대체로 그들의 경험에서 배우자를 비롯해 법으로 엮인 관계가 믿을 구석이 되었던 세대겠지. 


어쨌거나, 

다시 독기가 빠지고 있다. 


이 세상이 안전하고, 사랑으로 이루어진 곳이라는 믿음이 다시 생겨났다. 

마이클 싱어 선생님의 "삶이 당신보다 안다."라는 책은 책의 메시지보다 책 자체에서 전해지는 에너지가 있는것 같다. 


 잊지말자. 


힘빼고. 나무만. 

작가의 이전글 마흔-249 뒤통수가 예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