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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Apr 20. 2024

마흔-233 그냥 하는 방법

자전거 타기

무언가를 '그냥'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가 필요하다. 


'그냥 하지 말라'라는 책에서는 why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말이 그 말이다. 


김연아 선수의 유명한 영상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맞다. 그냥 하는 거다. 생각 따윈 필요 없다. 


그러나 말 그 자체만 봐서는 안 된다. 

아마도 그녀의 머릿 속에는 그녀가 정한 목표가 매우 뚜렷이 각인되어 있기에 

다른 생각 따윈 할 여력이 없을지 모른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는지에 따라 정신적 피로도가 쌓인다고 한다. 


그래서 대체로 '그냥' 잘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고 하는게 나의 경우엔 맞는 편이다.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엘츠 공부를 하다보니 고등학교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게 공부를 하다 잠시 딴 생각도 하지만, 어쨌거나 거기서 멈춘다. 


그러니 피로도를 줄이고, 내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에 집중하는 거다. 


처음에 버릇을 들이는 건 사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와 같이 어렵다. 

게다가 나의 경우엔 운동신경이 좋지 않아 자전거를 배우는데 1년이 걸렸다. 

자유형을 3개월 동안 배웠어도 수영을 못하는 걸 보면 얼마나 좋지 않은지 


그렇게 버릇을 들이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책상에 앉는다. 


생각을 하는 순간 시간이 지체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체될 수록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자동으로 하는거다. 

때가 되면 배가 고프듯,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자전거에 발을 올리면 페달을 굴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냥, 그렇게 하는거지뭐. 


내가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고 싶으니까. 

노력한 날들의 기억은 내 스스로에게 훈장과도 같이 기억된다. 


가령 나의 죽음은 이렇게 화자될 것이다. 

그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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