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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Apr 27. 2024

마흔-226 안쓰러운 마음은 뭘까

여동생이 해준 네일아트

여동생은 네일아트를 한다.

옹기장이로 국내 인간문화재 96호 셨던 우리 할아버지와 아빠의 피를 이어 받아서인지 손재주가 좋다.


어릴때 나 역시 이래저래 손재주가 없진 않았지만 동생을 정말 잘한다.

수채화도 조금만 가르쳐주면 그렇게 예쁘게 그리고, 클레이아트도 잘하고


그러다가 고등학생 무렵 네일아트를 하겠다고 하더라.


나는 기계 만지는걸 더 좋아해서 공고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인문계고를 갔는데, 그때 뜻대로는 해드렸지만 적잖이 반항을 하여 동생들에게는 그러지 않으셨다.


그게 내 작은 마음에 질투로 남겨있었다.


20세 어린 나이에 취업해서 하고 싶은 걸 하는 동생이 얄밉기도 했다.


10년을 그렇게 일하고, 동생은 네일샵을 차렸다.

네일을 비롯해 미용과 관련된 것들은 받는 입장에서도 시간도 오래걸리고, 관리도 어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동생이 개업하던 날과 두어번 외에는 받지 않다가 요즘 손님이 없다길래 어제 예약을 했다.


운동을 마치고, 폼롤러를 하던 중 동생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가서 네일 아트를 받았다.


80분 정도의 시간을 집중해서 가늘디 가느다란 붓으로 아기자기하게 그려나가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일하는 동생이 안쓰러웠다.

내가 예약한 아트는 2시간을 예상하고 예약이 가능한데 비용은 45,000원이다.


아무리 그래도 시간당 22,500원


모든 가치를 시간 대비 비용으로 환산 하자면 어려운 이야기가 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종일 고생한다는 생각을 하니 안쓰러웠다.


알아서 제 인생 잘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것참 이상한 감정이다.

금쪽 같은 내 동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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