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142 친구의 남친을 만났을 때

나의 시선

by Noname

친구의 남친을 만났을때, 나는 늘 진심으로 그가 부러웠다.


"00이를 만나시다니, 진짜 운이 좋으시네요~"


대체로 친구들이 자리를 비웠을때, 어색함을 뚫고 나온 이야기이지만, 나는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대체 저 남자는 무슨 복으로 내 친구같은 사람을 만났을까.


물론, 그들의 사정도 있겠지만 내게는 그렇게 팔불출 같은 구석이 넘쳐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어떤 기억들이 내게 떠올랐다.


그 옛날 몇차례 남자친구를 굳이 보겠다고 해서 만난 자리에서 그 친구는 늘 그런 질문을 했다.


"얘가 왜 좋아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과 함께,


"귀여워서요.", "섹시해서요." 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얘가요?"하면서 표정을 구기곤 했다.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오히려 웃어 넘겼던 그 일들이 지금은 돌아보니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서야 그게 불쾌해야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다니.


다 지난 일이지만, 절교를 당하고 보니 그간 그 행동들이, 생각없이 내뱉었던 말들이

명명백백하게 웃으며 참아주지 말았어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걸로 불쾌하기엔 내 시간이 아깝다.


글쎄,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잘 지내기 위해 그저 좋은게 좋은거로 참고 웃어넘겼던 세월들이

참 헛되구나 싶다.


자그마치 23년의 세월이다.

그 참았던 것이 곪아터지면서 그 여파로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친구마저 등을 돌렸으니,

남의 눈치나 보면서 산다는 건 이렇게 미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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