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것에 대하여
올해 초에 올라온 월드프렌즈 봉사단원 모집 예상 일정에는 6월 중 코이카 자문단 파견 계획이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을 조회해보다가 올해에는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했었다.
사유는 현재 회사 경력 3년 채우기.
그러나 6월이 지나면서 계속 후회가 되었다.
영어 성적은 성적대로 나오지 않고, 회사 사정은 여러가지가 복잡하게 얽히기 되었고,
역시 르완다에 지원해서 영어와 불어를 같이 공부하면서 봉사를 했다면 이렇게 시간을 죽이고만 있지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이가 마흔 가까이 되다보니 한국에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것저것 포기하기 시작한 사유도 있다.
어쨌거나, 진지하게 생각해보건데 두고두고 후회를 하겠구나 싶었다.
역시나 또 홈페이지를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에 내가 보았던 공고가 게시된 년도를 보니 2023년이었다.
나는 그럼 1년도 지난 공고를 올해의 공고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포기하고, 후회했던 건가.
머문다는 것의 리스크는 상당하다.
물론 다녀와서 뭔가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계획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할 줄 아는거라곤 아무것도 없게 느껴지는 지금 현재의 상태,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뭔가 사랑을 꿈꾼다는게 헛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랑이 뭘까.
나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죽는 날에 뭘 가장 후회하게 될까.
두렵다.
눈짓몸짓 다정해도 믿을 수 없는게 사람 마음이다.
아니 믿겠다는 시도도 의지도 우스운게 아닐까 싶었다.
그저 흘러가는 것인데 집착하다가 고꾸라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