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112 모임을 통해 본 역할 놀이

역할 놀이

by Noname

사람들의 지배욕은 아주 오랜 시절부터 수많은 분란을 야기해왔다.


지배라는게 이루어지려면 다음 네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지배하고자 하는 자, 지배자를 돕는 자(어떤 이유에서든), 지배당하는 자, 그로인해 이익을 얻는 자.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이 지배당한다고 느끼기보다는 그로인해 이익을 얻는 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배를 당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적당히 상식선에서 룰을 지키고, 안정적으로 취할 것을 취한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역학관계가 성립된다.


10년 된 모임이 있고, 지금은 운동모임과 영어회화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 세모임의 경영방식은 각기 다른 양상이다.


이해타산적인 나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소모임 운영진을 왜하는걸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따.

소모임 내에서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면서 서로 모함하고, 다른 모임을 만들고 적대시하는 것들이

그 옛날 와우(게임)을 하던 시절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머리 아픈건 질색이다. 이미 나는 나 혼자 만으로도 복잡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뭐랄까, 부질없달까.



사실 그림모임 운영진들이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고, 운동 모임 운영진들 역시 어느 정도는 그 특성이 파악이 된 상태이다.


상당히 방임적으로 뭐랄까 네거티브 규제 형식으로 룰을 정하고, 그 안에서 이러지러 튀는 회원들을 통제한다. 최소한의 통제랄까. 과거의 운영진들이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이 엇갈릴 이유가 없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본인들의 그림이나 운동은 회원들이 오기전에 알아서 다 해두고, 그림이나 운동을 가르쳐주는데에 열의를 보이기 때문에 뭔가 감동적인 부분도 있고.


저 고생을 사서하다니 너희는 선업을 쌓고 있는거 같다. 복받을거야 라며 장난으로 말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존경심도 포함된다.



타모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모임이란게 여러가지 목적으로 이용이 된다.


자신의 연애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을 하거나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을 하거나

그저 순수하게 뭔가를 나누고 같이 하는게 좋아하는 경우가 내가 속한 모임들의 특성이지만


어쨌거나 각자의 감정적, 물질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면서 취할 것을 취하는 건 매한가지다.


그렇게 사람들은 역할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게 살아가다니


나는 그저 이익을 얻는 자일 뿐이다.


'누나 운영진 할래요?'


뭐라는겨...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인들을 통제하고, 이래저래 볼멘 소리를 하지만 거기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나보다.


그게 나의 경우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내 자신에게로 한정되어있다는게 어떤 면에서 보면 더이상 리더십 역량이 향상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다.


사교적인 활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워낙 J스타일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은데 말이다.

(에너지가 워낙 금방 달아버려서)


어쩌면 그러려니 하는 스킬이 향상될 수도 있겠다.



세상엔 뭔가를 체계적으로 잘 하고싶어하는 사람과

뭔가를 그냥 대충 명목 유지하면서 본인 체면 세우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전자에 속하기 때문에 오히려 파시즘에 가깝달까.

아이러니하게도 후자의 리딩에 오히려 더 잘 운영되는 경우도 있고.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이 주어지는 건 어쩌면 뭔가 더 생산적인 일인 것도 같다.



실제로 팀장을 할때,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내려줬던 우리팀은 체계라는 명목 하에 정해진 대로만 굴러간 느낌이다.


오히려 '주먹구구'로 보였던 타팀은 좌충우돌하지만 그냥저냥 어쩌다보니 얻어걸리는 경우가 많았달까.


자식을 키울때, 방임 하는 편이 부모가 마음을 졸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불안과 두려움을 견디지 못해 통제를 하게 되고, 통제를 할 수록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다. 오히려 원망을 듣는달까.


그 속을 다 아는 자식이 많진 않으니 말이다.


이 세상의 랜덤게임이란 정말 경이롭다.


내 몸마저도 내가 욕심으로 통제하려 할 수록 어긋나는 부분도 있다.


모든게 경영이다.


그것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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