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우의 메시지에 감동한 이야기
종종 이러다가 직쏘가 나를 잡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망상을 한다.
사실 나는 잔인하거나, 무섭거나 등등 자극적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학생 때 좋아했던 오빠가 쏘우 시리즈를 좋아한다고 하여 그 당시 4편까지 나온 쏘우를 연달아 봤더랬다.
그때 처음 본 쏘우 1편에 너무나도 감명받았더랬다.
"너는 삶에 충분히 감사하지 않았지." 대충 이런 느낌
주인공들은 자신의 발목을 자르고 탈출한다.
어쩌면 그걸 보고 나서부터일까, 만화책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킬링타임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아니 어쩌면 게임을 하는 나를 한심하게 보고 나를 차버린,
그 당시 군대에 가있던 구남자 친구가 "열심히 좀 살아."라고 말해서였을까.
어쩠거나 나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조급하게 너무 매사에 최선을 다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의 증언에 의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엔 뭐든 열심히였다고는 한다.
게임마저 열심히 해버렸었으니까.
어쩌면 죽음에 대한 이 강한 집착이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죽음을 생각하면 늘 지금 순간, 지금 함께하는 사람, 숨을 쉬고 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스스로를 데스라이팅하는지도 모른다.
마치 어린 시절 말 안 듣는 아이에게 그러다 호랑이가 잡아간다고 말했다는 전래동화처럼 말이다.
"너 자꾸 이렇게 하면 죽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허무주의에 빠저 그저 방황하며 법정스님의 글만이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었는데,
성인이 된 후에는 종종 허무주의가 찾아오지만 그 허무주의에 반하는 만큼 열심히 열정적이었던 거다.
요즘에는 탁 풀어져있지만,
그마저도 주변으로부터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왜 그러는 거냐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극단은 통한다고,
한 끗 차이다.
엄청난 허무주의의 반대편에는 엄청나게 삶을 잘 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침마다 설레지만,
나 혼자 온전히 잘 보낸 아침 덕분에 오후에는 또 어떤 허무주의에 젖기도 한다.
이렇게 혼자서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를 타다 보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일 년이
어쩌다 보니 10년이 훌쩍 지나
마흔이 되어간다.
삶이란 어떤 방식으로든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직쏘가 나를 잡아가진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우아하게 죽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