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8 에버랜드의 우리들

사랑스럽다

by Noname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잤다.

물론 계속 깨어있었지만

감정 소모의 여파로 도무지 공부도 뭣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게 백해무익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임신한 언니가 태교를 위해 판다를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지 두달이 지났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기에


체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었고,

지난 밤의 감정 소모에 회복할 시간도 필요했다.



어쨌거나 오전을 그렇게 통으로 날려버린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에버랜드는 생각보다 가까웠고,

지난 친구들의 추억이 가득했음에도

언니들을 보자마자 텐션이 쭉 올라갔다.



이런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내 친구들이라니

그것참 경이롭고 고마운 일이다.



판다를 처음보는 언니들을 보는게 너무도 귀엽고 행복했다.

신이 나서 우리를 착장에는 판다 굿즈가 쌓여가고, 일전에 판다를 봤던 나는 오늘 날잡고 치팅데이라 배에 음식물이 쌓여가고


나이 마흔 먹고도 이렇게 같이 유치하게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복 된 일인가


진지하게 나이 마흔을 먹고, 젊은 친구들 가는 카페에 가서 웨이팅한다는게 뭔가 아닌거 같다는 말을 하는데


친구가 막 웃더니


그니까 그 머리에 판다 머리띠를 빼고 이야기하라며

내 머리띠를 가져가서 머리에 착용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나이 마흔을 먹고 말야…


정말 너무 웃겼다.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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