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7 그러려니하고 만나야지~

엄마의 조언

by Noname

점심은 드셨슈?

- 이제 먹으려구~

무슨 반찬?

- 개구리 반찬~

거참 맛있겠네~


엄마와의 전화통화는 매번 이런 식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딸이 워낙 성격이 좋아서'라며 운을 떼셨다.


"엄마, 나도 알아. 나 정말 까탈스럽지뭐."


'그냥 그러려니하고 만나야지. 요즘엔'


"엄마, 그런데 그러려니하려고 해도, 좋아서 신경을 쓰는 거랑 신경이 쓰이게 만드는거랑은 다르잖아."





유튜브 쇼츠를 통해 강신주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다.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면서 가성비 따지냐고, 그냥 그 존재가 좋고, 사랑스러워 키우지 않냐고.

사실 따지고보면 얼마나 성가시고 돈도 많이 들어가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지지 않고 키우지 않냐고. 그게 사랑이라고.


쓸데없는 건지 알면서 따지고보면 손해보는 건데도 그런거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 존재가 좋은게 사랑이라고.



존재가 그저 좋으려면 내 동생 정도 되어야하려나.


처음엔 다들 그렇게 순수했다가

나이가 마흔쯤되면


상처받기 싫어서 계산하게 되고,

따지게 되고, 까탈스럽게 되나보다.


이때까지 혼자였는데 '굳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정확히 손해보고 싶지 않고, 희생하고 싶지 않고


'짐'을 더하고 싶지 않은거다.



그렇다면 나는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노력했는가.

신경이 '쓰이게'하는 행동을 하진 않았는가?


아마 나의 단점이라면

애매모호한 걸 못견뎌하는 걸테다.


명확하게 일정이 정해지길 바랐고,

명확하게 감정이 구분되길 바랐고,


사람들은 신비로운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나의 생활은 너무나도 명확해서

어쩌면 이성에게 매력이 없는지도 모른다.


전혀 챙겨줘야할만한 부분이 없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히 운동하고, 공부하고, 밥도 너무 잘 챙겨먹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그냥 예쁜 마음 한자락이 필요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스스로 더 자주 말해줘야겠다.


힘내보자~ 충분히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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