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4 너는 태어났을때부터 그랬어

엄마의 증언

by Noname

인스타 친구분의 추천으로 “나는 왜 남들보더 쉽게 지칠까”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맞다. 나는 극도로 예민하다.

다른 사람들은 대체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어린시절엔 냉장고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 적도 있다.

언제가 6개월 간 도로변에 인접한 원룸에 살 때는 차소리때문에 매일 눈을 감고 잠은 들지 못하니 명상을 한답시고, 눈을 감고 밤을 지새운 적도 많다.

이어폰은 귀에 이물감으로 인해 착용하고 잘 순 없다.

삐뚤게 끼워진 전등이 나의 스트레스를 극도로 고조시켰고, 그 뒤로 서울과 경기도 경계의 시골로 숨어들었다.



“부산행”을 보고 KTX 문이 열리거나 사람이 지나가면 깜짝 깜짝 놀란다는게 말이나 되나.


근데 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모든 자극에 취약하다.


정말 아주 사소한 것에까지 크게 감정을 느끼는데, 사실 그 감정을 몸으로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애를 하지 않는 기간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다.


개복치가 따로 없다.


나의 이런 성향이 타인에게 불편감을 주고 민폐가 된다는걸 자각하고는 인간관계도 깊이 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인간관계를 깊이 한 적이 없었다. 이런 예민한 나의 반응에도 무던하게 반응해주던 친구들이 지금 남아있는 친구들이다.


고맙게도 대학생 때 만난 친구들,

먼저 마음을 열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아주 조금씩 다가와 그 깊은 곳까지 닿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 몇몇이 함께 인 것은 늘 감사하는 일이다.


엄마 나는 어릴때도 예민했어?


아기였을땐 정말 잠도 안자고 만날 울어댔지.

뭐가 그렇게 다 마음에 안드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읶어야지.



엄마, 아마 그 모든게 마음에 안 들었을걸? 하고 웃었다.



우리 엄마 고생이 많았네. 근데 엄마가 뽑기 실패한거야. 그래서 엄마 내 탓도 많이 했잖아. 나때문에 이렇게 산다고.


그려, 그래도 지금은 좋아.



생각해보면 진짜 성격이 더러웠다. 냉정하고 쌀쌀맞고. 도통 속에 있는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나도 바뀌려 부단히 노력했다.


명상을 2-3년간 집중적으로 하고나서 삶이 많이 편해지고, 웬만한 자극도 넘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HSP 극도로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구도자의 삶과 같은 고통과 고난의 삶을 산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이럴까?

그런데다 유년기의 트라우마가 더해져서 더더욱


그러나 이해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을 닫게 되나보다.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배워버렸으니 말이다.


깨지기 쉬운 유리잔은 보통의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워 자주 찾지 않게 되는 그런 골동품이지 않을까


나조차도 이런 내거 너무 피곤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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