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3 조용한 하루

휴식

by Noname

시골에 다녀오는 길에 그림모임에 가서 그림을 좀 그리고, 밤에는 골프연습을 했다.


어쩐지 뭔가 무리이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

어제따라 자세가 잘 되고, 뭔가 이건가 싶은 느낌이 있어

하다보니 또 시간을 다 채웠다.


그리고 아침이었다. 다시 잠이 들었다.

지난주부터 일요일에 이렇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휴식이 부족하긴 했다.


그보다, 퉁퉁 부운 느낌의 손가락 마디의 둔함과 살짝 움직였을때 느껴지는 날개뼈 근처의 통증이 나를 반겼다.


다시 일어났을땐 정오였다.

잠결에 마사지샵을 여기저기 찾아 그중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한시간 간격으로 두번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마사지샵으로 예약을 하고, 집안일을 좀 해둔 뒤 다녀왔다.


- 재밌으세요? 재밌으면 문제인데... 살살 치세요.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가 심하신데, 재밌다고 무리해서 하시다가 못치게 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며칠 전에 또 지나간 어떤 친구가 내게 한 말이 생각이 났다.


"너도 참 미련하다."


자고 또 잤다.

그러다 19시에 일어나서 영어공부를 좀하고, 돌려놓고 깜박한 빨래를 널고, 다시 마저 영어공부를 하고


지난 수요일에 같은 사이트에서 만난 기술사님께서 추천해주신 넷플릭스 드라마를 한편 봤다.

'삼체'라는건데, 이걸 추천해주실 때 나는 '로키'를 말씀드렸다.


- 그건 판타지잖아요. 이건 현실 가능성이 다분해서 재미있어요.


내게는 어쨌거나 둘다 판타지다.



중학교 친구들 톡방에는 남편과 '카페산'이라는 곳에 간 친구와 스위스에 여행중이던 친구가 중국식당에서 밥을 먹고 감격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것 역시 내게는 판타지다.



그러고보니 자고 일어나서 "나는 왜 쉽게 지칠까"라는 책을 다 읽고, 독후감을 남겼구나.


그 책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독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느낌이다.


초예민하기 때문에 민폐끼치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고,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사람을 피한다.


지극히 나다운 컨셉이다.

어차피 나의 예민함은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걸 아주 어려서부터 알았다.

그래서 대번 무던한 척 연기를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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