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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Sep 16. 2024

마흔-76 놓았다.

계획이 뭐죠

어제 오후에 언니들을 만나고부터 뭔가 줄다리기의 줄을 툭 놓은 것처럼 늘어졌다. 

명절에는 맛있는거 배부르게 먹는 거라며 

내가 좋아하는 아구찜집을 일부러 찾아가서 사주고는, 

내 돈 주고는 사먹기 아깝다며 요즘 유행한다는 요아정을 사주고는, 

친구네 집에서 널부러져 있었다. 


그때부터 뇌의 스위치가 꺼졌다. 


그렇게 오후 내내 5시간을 내리 누워있었는데, 우리들은 또 너무 재밌었다. 


차로 40분 거리의 동생네 집을 태워다줘서 

언니들 손에 케이크와 빵을 들려보냈다. 


1년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10월 첫주까지 쉰다고 생각하니 

그냥 모든 긴장이 풀어진 것 같다. 


새벽까지 놀다가 정오경에 일어난 기억이 꽤나 오래된 것같다. 

동생과 재밌게 놀려면 동생과 시차를 맞춰야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본질적으로 그렇게 계획적이고 철저한 스타일이 아니다. 


동생과 자주 가는 편백찜 집에 가서 배부르게 먹고, 

커피를 마시며 구글맵을 켜서는 대충 가려고하는 서너곳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이내 계획은 끝났다며 늘어졌다.

"근데 일본 가면 한국어로 다 잘 써있지 않았어? 지난번 여행에도 그랬었잖아."


히히덕 거리며 웃다가 

동생에게 여행 기념 네일을 받고, 우리집으로 왔다. 


일전에는 못 봐주겠던 '데드풀' 시리즈가 오늘따라 유난히 재미있었다. 


출근하는 날까지 좀 늘어져야지. 


몸도 마음도 푹 퍼진 햄스터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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