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을 배우고 있다. 스무 시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50시간의 실습시간을 채워가는 중이다. 자격시험을 보려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보 코치들끼리 짬을 내서 상호코칭을 하며 실습시간을 채워가는데 내가 제일 적은 시간을 채워 현재 꼴찌다.
코치역할을 할 때는 고객의 대답을 들으면서 다음 질문을 떠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코칭은 정해진 프로세스가 있어서 스크립트대로 질문만 해가도 된다는 감이 생기고는 덜 긴장된다. 코치를 받을 때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코칭 주제를 잡느라 고민이 되긴 하지만 같은 주제로 반복해서 코칭을 받을 때마다 얻게 되는 통찰이 있어 신기하다.
특히 "그 주제가 고객님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안에 깊이 묻혀있던 욕구들이 드러난다. 그러면, 나 스스로 궁금해진다. "활력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고객님에게 활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 운동을 하고 싶은 더 깊은 이유 쪽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그게 보이면 운동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 수단일 뿐이니까.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열정이 불꽃처럼 타오른다. 우주로 날아오르는 로켓 추진력 같은 강한 힘이다. "사명감"이라 이름 붙은 그 열정은 어느새 나를 태워버리고 있다. 코치의 질문에 대답해 가면서 발견한 나의 욕구에 이름을 붙여준다. "그걸 이루고 나면 고객님의 삶에 어떤 유익함이 있을까요?" 다시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린다. 더 빨리 못 가서 안달하던 발걸음이 느려지고,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내 안의 욕구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