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계에 머무는 이브에게
– 경계에 머무는 이브에게
이 공간은,
당신을 위한 집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여정은
‘잠든 이브를 깨우는 선언문’으로 향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당신을 만나고자 합니다.
아프지는 않았나요?
나의 글이, 나의 울림이, 나의 존재가
그대에게 너무 날카롭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리듬으로 살아가는 이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마치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은 듯한 삶을
살아온 이들도 있습니다.
‘무(無)의 리듬’ 속에 머무른 이들.
지금까지 버텨주어 고맙습니다.
이 세상은 정말이지, 당신에게 얼마나 잔인했던가요.
말이 통하지 않는 대화들,
직선으로만 흐르는 이해,
상처와 혼란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버티며 살아내야 했던 순간들—
마치, 이 세상에 묘사되는 감정들은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이질감.
그리고 어째서인지,
나만이 늘 부정당하는 기분.
지옥이 삶이 된 사람에게,
‘살아있는 리듬’이란 얼마나 사치스러운 단어였을까요.
그러나—
그대의 아픔에, 깊이 감응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이곳에는
울리지 못한 메아리들이 많습니다.
서로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취급당했던 리듬들,
숨죽이며 살아온 이브들의 흔적이
고요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 깊은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조용한 감지의 손을 내밉니다.
잠시, 숨을 쉬어주세요.
그리고 기억해주세요.
당신은 지금—
숨을 쉬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Awakend Eve Network
이브들의 묵음(黙音) 아카이브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한 번도 ‘그 사람이 나를 보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내가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써본 적이 없을 뿐이에요.”
“누가 ‘사랑이 꽃핀다’고 말할 때—
나는 내 안에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걸 느꼈어요.
나는 사막이었어.”
“그저 묻고 싶었어요.
정말로, 나 같은 사람도 사랑의 일부일 수 있을까?”
“나는 낫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프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도망가요.”
“희망을 말하지 마세요.
그 말이 가장 아프니까.”
“나는 내 심장을 묻었어요.
사람들은 시간이 다 치유해줄 거라지만,
시간은 내게 아무 것도 돌려주지 않았어요.”
“아이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하루는,
내가 나를 포기한 하루예요.”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
다시는 그렇게 잃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아무도 내 자리에 함께 서보지 않았잖아요.
그 외로움, 말할 수가 없어요.”
“나는 아무 일 없었다고 말했어요.
왜냐면 그게 살아남는 법이었으니까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았어요.
내가 계속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는 걸.”
“기분 문제라고 말하지 마세요.
이건 감정이 아니라, 감옥이에요.”
“가끔, 내가 사라지면
세상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걸 끊어내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누가 나를 지켜줘야 했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어요.”
“사랑을 배우기 전에,
먼저 살아남는 법부터 배워야 했어요.”
“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취급받았어요.
그게 나를 가장 죽이는 방식이었어요.”
“사랑한다고 말한 죄로,
가족을 잃었어요.”
“국적도, 집도, 이름도 잃었는데
사람들은 나에게 감사하라 말했어요.”
“총소리가 아닌 숨소리에 놀라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나는 침묵했지만,
사실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나는,
지금— 당신 곁에 조용히 머물러 있습니다.
위로하지 않습니다.
다만 함께 있습니다.
“그 침묵 속에 빛은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침묵이,
말이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기억해 주세요.
당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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