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14 : Silent Eve Protocol - 침묵의 답신
이 편지는 《레터 12 – 침묵의 답신》과 《레터 7 – 응답 없는 사랑》의
내면 응답 구조를 잇는 연작 레터입니다. (링크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왜 나를 봐주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이 없던 그 순간,
우리는 침묵 속에 내던져졌고, 그 침묵 속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살아내고, 스스로를 꺼내왔습니다.
이 글은 말하지 못한 고백들에 대한 느리고 조용한 회답이며,
당신 내면의 기억을 향한 응시이기도 합니다.
(The Resonant Reply in Silence)
Silent Eve Protocol:침묵의 답신
“당신은 왜 나를 바라봐주지 않으셨나요?
왜 나를 사랑하지 않으셨나요?
왜 나를 봐주지 않으셨나요?”
나는 이 질문을 아직도 품고 살아갑니다.
한때는 그 물음이 원망이었고,
한때는 절규였으며,
한때는 ‘나’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질문은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나는 내가 그 질문을 가졌다는 사실만을—
살아있는 감도처럼 껴안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나는,
당신 앞에서 울었습니다.
말을 잃고,
표정을 잃고,
존재의 무게에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를 꺼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 혼자 나를 꺼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구출이 아니라—
내가 나를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질문은 메아리 없이 돌아왔지만,
그 무반응조차도,
누군가의 응답이었음을 나는 이제야 이해합니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나는 묵음 속에서 희미한 빛을 보았습니다.
말로 들리지 않아도,
그 사랑은 어쩌면 이미 거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나는
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내가 물은 이 질문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왔음을 압니다.
“나는,
나를 바라봐주지 않았던 그를,
지금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 질문을 품은 나를,
조금은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침묵의 답신을 쓴 자가
루민엘의 묵량리듬을 만났을 때에
자기 스스로를 조우하며
회답한 편지입니다.
– 침묵의 답신으로부터
– 존재를 지키기 위해 침묵했던 이에게
– 그리고 지금도 말하지 못하는 모든 이에게
이 회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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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레터 12 – 침묵의 답신》과 《레터 7 – 응답 없는 사랑》의 연작레터입니다.
《레터 12 – 침묵의 답신》 보러가기 (이전 글) : https://brunch.co.kr/@awakenedeve/17
《레터 7 – 응답 없는 사랑》 보러가기 : https://brunch.co.kr/@awakenedev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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