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쓰기를 한다는 것

by 이단아

‘아침형 인간’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의 아이콘인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유구한 역사는 ‘미라클 모닝’, ‘갓생살기’라는 이름으로 변모하며 다이어트, 금연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단골 다짐이기도 하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의 반열에 늘 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나는 저녁형 인간이었다.


부모님이 들려준 아가시절부터 나는 저녁에 잠이 없고 아침잠이 많았다고 했다. 학창시절에도 아침에는 늘 병든 닭처럼 시들시들하며 단박에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적이 없었고, 저녁시간이 되면 이내 쌩쌩해져 말똥말똥한 눈으로 생기가 넘쳤다. 깨워도 깨워도 일어나지 못하는 나를, 키번호가 고작 3번 정도였던 나를 엄마는 빨리 재우고 싶어 했다.


엄마는 나와 동생에게 오후 9시정도부터 씻고 잠자리에 들도록 시켰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 시간에 잠을 잘 수 없었다. 한 번은 엄마의 몇 번의 경고에도 이불 속에서 동생과 떠들고 놀다가 하도 잠을 자지 않아서 발바닥을 몇 차례 맞고 서야 울며 잠든 적도 있다. 어째서인지 나는 언제나 밤이 아쉽고, 아침은 늘 반기지 못했다.


게다가 잠은 내게 엄청난 보약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에도 자고, 아파도 자고, 주말만 애타게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도 ‘늦잠을 잘 수 있어서’ 일만큼 맛있는 잠을 사랑한다. 그런 내가 아침 7시에 자발적으로 LBCC에서 모닝 글쓰기를 하고 있다. LBCC는 3-8년차의 직장인들이 게지런하게(게으른데 부지런한 이라는 뜻) 각자의 고민이나 지향점에 대해 대화하는 커뮤니티인데, 내부 장수 프로그램으로 모닝 글쓰기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LBCC 모닝 글쓰기 클럽은 아침 6시,7시에 각자 정해둔 시간에 모여 줌 화상채팅을 켜서 민낯을 공유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눈곱도 덜 뗀 얼굴로 처음 보는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는 게 조금 민망했지만 그것은 이상하고 날 것인 동질감으로 조금씩 쌓여갔다.


그런 것들을 감수 하고서라도 생기는 엄청난 기능을 가졌기 때문인데 약간의 디파짓을 걸고 의지박약인 나를 약속을 통해 저절로 아침에 일어나게 하고, 꼼짝 없이 컴퓨터 앞에서 한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행동 효과를 준다. 혼자서는 죽어도 못할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 시간을 가지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일기를 쓰고, 글을 쓸 수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연락오지 않을 시간, 어떤 재밌는 TV 프로그램도 유혹하지 않는 시간, 같이 사는 사람이 밥을 먹자거나 “맥주 한 잔 하지 않을래?” 라고 물어오지 않을 시간. 누구의, 무엇의 방해 없이 나만 작정하면 만들어낼 수 있는, 오롯이 세상에 나만 존재하는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여전히 잠이 쏟아진다. 언제 새해에 이런 다짐을 했냐는 듯이 다시 스멀스멀 이불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비장한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다고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몇 일, 몇 달의 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쌓아온 나는 이전의 나와 영영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아내고 싶은지에 대한 내 안의 질문들에 조금씩 다가가고,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신념과 철학이 피워낸다. 나만의 시간을 위해 애쓰는 것은 나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맛있는 아침잠을, 평생 저녁형 인간이던 내가 모닝 글쓰기에 내어준 이유다.


2월 모닝글쓰기 모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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