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버려보자.
드디어~! 녀석들이 등교를 했다. 나만의 짐 정리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주 목요일에 짐이 왔건만, 그동안 정리보다, 녀석들이 어질러 놓은 것이 더 많아서 눈이 어지럽다.
목요일에 이삿짐이 도착을 해서 6시에 마무리되었다. 아니, 마무리라고 할 수는 없고,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집을 떠났다. 집의 사이즈가 조금 작아졌나? 거의 비슷해 보이지만, 갈 곳을 잃은 짐들이 온 집안을 뒤덮었다.
이전 집 대비, 현재 집은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그동안 꽁꽁 숨겨졌던 아이들이 더 이상 갈 곳을 잃었다. 그렇게 버리고 왔는데, 버리기는 끝이 없다.
이삿짐 오기 전까지 20여 일간 여행자의 삶을 살았다. 호텔과 기본 가구만 있는 집에서의 삶에서의 한 가지 깨달음이 있었다. 이렇게 없는 상황에서도 살아진다는 점이다. 물론, 급하게 필요한 것들은 구비를 했다. 불편함도 있었고, 아쉬움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들이 삶의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뒤돌아보니, 여태껏 불편함은 조금도 겪고 싶지 않았나 보다. 조금 견디면 될 것을 견디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저 조금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조금 더 아쉬움 없이 살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이고 지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 버리기 대작전!
오늘은 옷 정리로 시작했다. 당연히 부족한 장에는 다 들어가지 못하고 나와있던 수납함들. 하나둘씩 가져다가 정리를 시작했다. 끝도 없이 나오는 수납함 속 옷들 하루종일 이어졌다. 그렇게 오늘의 정리로 나온 쓰레기와 금요일부터 모인 생활쓰레기는 현관을 꽉 채웠고, 어느덧 녀석들을 픽업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
쓰레기 취합장으로 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손, 이곳은 매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살짝 걸어 나가야 한다. 모든 것이 내 입맛에 딱! 맞을 수는 없는 일~! 시간도 없고 해서 녀석들과 함께 저녁식사 이후 스케줄로 미뤄본다.
드디어 쓰레기 버리러 가는 시간~! 나는 산타처럼 등에 지고, 녀석들도 자기 몸만한 비닐을 들고 나섰다. 날씨가 선선해졌다며, 쓰레기를 버리고 킥보드를 타자고 한다. 으응?? 지금 31돈데? 40도 넘는 날씨를 겪다보니, 31도는 선선해서 킥보드 타기 좋은 날씨가 되었나보다. 걸어나가다 보니, 단지내 산책, 러닝 하는 가족들, 그룹 모임들이 많이 보였다. 녀석들 말처럼 운동하기 적당한 날인가보다. 우리도 그렇게 31도의 밤을 땀을 뻘뻘 흘리며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