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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지연 ㅣ 어썸 틴쳐 Dec 02. 2024

와~ 음식 정말 많다.

다 먹을 수 있을까?


중국에서 첫 식사, 뭐부터 먹을까?


중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신체검사를 위해 며칠 상하이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상하이 시내를 둘러보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건 역시 무엇을 먹어야 할까? 하는 것이었죠. 중국 음식은 워낙 유명한 데다 종류도 많아서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도, 괜찮은 중국음식점을 방문했습니다. 북경오리가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북경오리는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죠? 그 맛은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요리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북경오리를 시키려고 했는데, 주문한 사람이 많아서 서빙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하더군요. 결국 아쉽게도 그날은 북경오리를 맛보지 못하고 대신 다른 음식을 먹었어요. 그런데 그 아쉬움에 쑤저우로 돌아가기 전에 한 번 더 방문하게 되었죠. 두 번째 방문에서는 다행히 북경오리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초밥같이 밥 위에 올려진 북경오리 한점,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어우러져서 맛있더라고요. 사람당 1개만 주고, 나머지는 전병에 싸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더라고요. 

코파일럿 - 

다들 뭐 먹지?


그곳에서 기다리면서도, 또 음식을 먹으면서도 저는 주변 테이블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던 거죠. 메뉴판이 있긴 했지만, 그 메뉴판에 있는 모든 음식에 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이 중국어로만 적혀 있어서 파파고를 써도 선택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사실 예전에 어학당에서 학생식당에 갔을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메뉴판에 있는 글자가 전부 중국어라서 결국 아무것도 주문하지 못하고 나왔던 적이 있죠. 당시에는 "니하오"밖에 몰라서 주문 자체가 두려웠거든요. 이 이야기를 짝꿍에게 했더니 짝꿍은 "중국어를 못해도 그냥 손가락으로 먹고 싶은 걸 가리키고 계산하면 된다"며 너무 쉽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로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보려 했습니다. 중국어를 몰라도 눈으로 보고 손으로 가리키면 되니까요. 


이번 상하이 방문에서도 다른 테이블을 쓱~ 훑어본 이유는,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중에 꼭 맛있어 보이는 것을 시켜서 먹어보겠다는 의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중국 요리들이 예상과는 달리 우리 입맛에 딱 맞게, 맛있어서 놀라는 경우가 많거든요.



중국의 음식 문화, 이만큼 주문해도 될까?


중국 음식점에서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음식의 양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외식을 하다 보면, 특히 저녁 시간에 사람들이 시키는 음식의 양이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 테이블에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면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죠. 특히나 단체로 식사하는 경우, 각종 요리가 끝도 없이 나오고 테이블은 금세 음식으로 넘쳐납니다.


이는 중국의 문화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음식을 싹싹 비워야 대접을 잘 받았다고 여기지만, 중국에서는 반대로 음식을 남김없이 다 먹어버리면 "음식을 너무 적게 준비했구나, 손님을 충분히 대접하지 않았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음식을 충분히 많이 준비하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따바오(打包, dǎ bāo)


이건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음식을 시키고, 다 먹지 못한 것은 따바오 해서 집에 가져가는 것이죠. 이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또 집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다시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전통적인 풍습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합니다. '먹을 만큼만 시키자'라는 인식이 점점 퍼지고 있는 것이죠. 이는 음식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의식 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땅이 넓고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모든 곳에 같은 속도로 퍼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자로서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 미덕인 한국 문화와 달리, 중국에서는 풍성하게 차린 음식을 나누고 남은 음식을 포장하는 따바오 문화가 주는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를 알고 나니, 중국 음식을 먹는 경험이 더 흥미롭고 깊이 있게 다가오더군요.


중국을 여행하게 된다면, 용기 내어 다양한 음식에 도전해 보세요. 메뉴판을 보며 어떤 요리일지 고민하는 것도 좋고, 다른 테이블을 슬쩍 살펴보며 맛있어 보이는 것을 주문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낯선 문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려는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통해 중국의 매력을 한껏 느껴보고, 그 안에서 나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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