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없었으면 어쩔뻔?
엄마가 딸에게
아이들은 중국에, 저는 한국에 있지만, 같은 노래를 들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Zoom 화면 속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며 아이들은 숙제를 하고, 저는 글을 씁니다. 그러던 중, 1호가 갑자기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더군요. 녀석들은 장난스럽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웃음소리를 내지만, 그 순간 제 마음 한 켠에는 잔잔한 울림이 시작됐습니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소중한 풍경
이제는 익숙해진 이 장면.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마음은 언제나 가까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오늘 아이패드는 3호 앞에 놓여 있었는데, 녀석은 입으로 흥얼거리면서도 눈은 숙제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저도 그 모습을 보며 노래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가끔 노래 가사에 스쳐 지나가는 단어들 때문에 스멀스멀 마음속에서 진한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손만 뻗으면 금방이라도 얼굴을 만질 수 있을 것 같고, 꼭 껴안아줄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문득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멀리서도 이어지는 우리만의 순간
아이들은 여전히 숙제에 집중하며 제게 환하게 웃어 보이고, 저는 그 미소에 답하며 또 한 번 웃습니다. 비록 지금은 화면 너머로만 함께하지만, 이 소소한 순간이 우리 삶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거라 믿어요. 언젠가 오늘의 기억이 희미해질 때, 이 글이 그 따뜻한 순간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