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낭시에는 언제 나오나요?

난 반가웠던 피낭시에 하나 먹고 싶었을 뿐이었다.

현장학습을 가는 아이들이 과자를 주문해 왔다. 그걸 사러 몰 안을 이리저리 헤매다, 우연히 꽤 근사한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인테리어만 봐도 고급진 분위기. 들어가서 커피 한잔하고 싶었지만, 아이들과의 약속이 우선이었다. 메뉴만 훑어보고 아쉽게 돌아섰다. 어제의 일이었다.


그 카페가 다시 떠오른 건 오늘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이었다.

정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늘 남편 점심시간과 겹친다. 덕분에 짧지만 일상의 루틴처럼 통화를 나누곤 한다. 어지간히 그 카페에 가고 싶었던 걸까. 남편에게 어제 스치듯 지나친 카페 이야기를 꺼냈더니, 센스 있는 남편은 정해진 답을 이야기했다. “얼른 가봐~” 결국 식사는 건너뛰고 곧장 카페로 향했다.


중국에서는 자리에 앉아 QR코드를 찍으면 위챗 미니프로그램으로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간편하지만, 메뉴가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려운 게 흠이다. 다행히 오늘은 고민할 필요 없었다. 따뜻한 라테 한 잔과 피낭시에, 딱 그 조합이면 충분했다. 주문을 마치고 중국어 책을 꺼냈다. 숙제를 하며 기다리는 그 시간, “어, 벌써?” 싶을 만큼 빠르게 라테가 나왔다. 피낭시에는 곧 오겠지 싶어 다시 숙제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라테가 식어갈 즈음에도, 피낭시에가 나오지 않았다.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주문 내역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我的(마이페이지)에는 결제금액만 나올 뿐, 세부 내역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손을 들었다.

평일 낮이라 매장은 한산했지만 직원은 많았고, 덕분에 한 명만 불렀는데 세 명이 동시에 쳐다보며 달려왔다. 순간 당황. 챗GPT에서 미리 외워둔 ‘피낭시에’를 최대한 정확하게 발음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번역기를 꺼냈다.

(솔직히 이 번역기 없었으면 벌써 귀국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필수다.)


하지만 오늘따라 번역기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피낭시에’를 자꾸 오역했다. 결국 ‘빵’이라고 단순화해 전달했다.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고, 난 ‘이제 확인하러 갔구나’ 싶어 다시 숙제에 집중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 그냥 포기할까?’ 싶던 찰나, 다른 직원이 다가왔다.

이번엔 말보다는 행동으로. 바로 번역기에 ‘피낭시에를 못 받았다’고 입력해 보여줬다. 직원은 주문 내역을 보여달라고 했다. (사실 예전 같으면 이 말조차 못 알아들었을 텐데, 이제는 어느 정도 문맥을 파악하고 눈치를 챌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특했다.)


하지만 내 주문 내역은 나도, 직원도 찾지 못했다.

결국 메인포스로 향한 직원.

잠시 후, “부하오이쓰(不好意思, 죄송해요)”를 외치며 작은 피낭시에 하나를 건넸다.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간식이 되어버렸다.


나는 그냥, 좋아하는 디저트 하나에 라테 한 잔 곁들여 조용히 책을 펴고 싶었을 뿐인데…

피낭시에 하나가 이렇게 피곤하게 만들 줄이야.


하지만 다시 깨닫는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


하아, 진심으로 도망가고 싶다.

그래도, 오늘도 나는 중국어 책을 편다.

언젠가 찾아올 피낭시에 하나와 라테 한 잔의 평화를 위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많이 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