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용실 사장님의 칭찬
자주가던 미용실이 문을 닫아서 주변 미용실을 찾아갔다. 사장님이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를 하고 계셨는데, 오늘 이발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똑똑 두드리고 들어갔다. 미용실엔 강아지가 없는데, 이상하게 강아지 꼬린내가 진동했다. 우리 엄마라면 질색을 하고서는 나갔겠지만, 나는 비위가 강하기에 그냥 앉았다.
나는 엄마랑 산책을 하고선 운동복 차림이었는데, 사장님이 좋은 날 운동하고 왔냐고 물어보신다.
"총각, 운동하고 왔나봐?"
주변 공원에서 산책하고 왔다고 말씀드리니, 요즘 청년 답지 않게 주말에 산책을 하냐고 물어보신다.
"아, 엄마랑 운동하느라 갔다왔어요. 평상시엔 자주 안가요"
사장님의 눈빛이 갑자기 빛나더니, 나를 향해 마구마구 칭찬을 해주신다.
"아이고, 어머니가 너무 좋으시겠다. 다 큰 아들이 데이트도 해주고, 우리 아들은 한번을 안해주던데!"
갑자기 자존감이 상승하고, 어깨가 한껏 올라간다. 좋은 아들이 된 것 같고, 우리 엄마가 행복한 엄마가 된 것 같은 느낌때문이다. 나는 내가 위로 받고 싶어서 산책을 갔을 뿐인데, 요즘 보기드문 청년이 되었고, 우리 엄마는 행복한 엄마가 되었다. 그냥 주말에 엄마랑 30분 걸었을 뿐인데.
사장님께 머리를 맡기고 가만히 생각에 빠졌다.
"나는 엄마한테 고작 30분 효도 아닌 효도를 했을뿐인데...? 우리 엄마는 30년 이상을 나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 세상에 나 밖에 없는 것 처럼 평생을 사셨는데...?"
불공평하다. 나는 엄마한테 계속 받기만 했다. 아주 가끔 무언가를 드렸지만, 아주 작았다. 엄마는 나한테 계속 준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것들을 준다. 불공평하다, 평생 불공평할 것이다. 욕심이 난다, 균형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맞추고 싶은 욕심이 난다. 주고 싶다,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사랑이었으면 좋겠고, 엄마가 웃을 수 있는 무엇이었으면 좋겠다.
엄마한테 잘하자. 카톡오면 바로 답하자. 전화오면 무조건 받자. 한번 더 웃어주자. 안아주자. 웃겨주자. 엄마 먹고싶은거 귀찮아도 꼭 사가자. 엄마 휴무날 꼭 이쁜 곳 데려가자. 여자친구한테 질투 안느끼도록 더 관심 가져주자. 엄마 두번 일 안하게 청소 잘해두자. 계란후라이할 때 기름 튀기지 말자. 아프지 말자, 엄마가 속상해 하니깐. 울지 말자, 엄마가 무너지니깐. 사랑하자, 엄마가 웃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