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평범하지만, 시시하지 않은

엄마 목소리가 높은 날

by 카멜레온

나와 남동생이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로 바쁜 날들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끼리 식사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우리 엄마는 두 아들을 오랫동안 유학보내며 밥을 자주 못해준 것을 항상 미안해하고 있다. 괜찮다고 매번 말하지만, 항상 미안하다고한다. 그래서, 시간만 있으면 항상 집에서 진수성찬을 차려준다.


2~3년 사이 우리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는 시간이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엄마와 드라마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시간이 줄어들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먹고사는게 바쁜걸 어찌하랴...?


4월 16일은 남동생의 생일이었다. 그 전날부터 엄마가 무조건 다 일찍 퇴근해서 소고기를 먹으로 가자고 했다. 엄마의 목소리가 평상시 보다 더 신나있고, 높다. 엄마 기분을 나타내는 것 마냥, 높다. 엄마가 두 아들과 함께 소소하게 밥 먹고싶은 만큼, 높다. 엄마가 두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 높다. 높고 높고 높다.


그런 엄마를 보고있는데, 우리 엄마 엄청 귀엽다...! 엄마가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는 건, 엄마가 늙었다는 의미라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를 스쳐간다. 엄마의 높은 목소리가 기분 좋으면서,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 엄마가 늙어간다는 것, 내가 드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이다. 나와 함께 보낼 시간이 지금까지 보낸 시간 보다 짧아진다는 의미이다. 기쁘면서, 슬프다.


엄마의 높은 목소리를 매일 듣고싶다. 나 때문에, 두 아들 때문에 항상 행복해서 시끄러운 엄마를 매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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