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빠르게 내달리는 기차 안에서 보는
풍경들은 여행한다는 즐거움과
새로운 것들을 바라보는 신선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만 들판에 풀잎 하나
멀리서 뛰어놓고 있는 어린아이들,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부비적 거리는
길고양이들을 볼 순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 가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아요'
제가 지내온 시간들도 빠르게만
달려가는 기차와 같았던 것 같아요.
왜 그리 빠르게만 가려고 했을까요.
종착역만 바라보고 가는 것이 옳게만
느껴졌던 청춘의 한 부분은 그때만
보고 느낄 수 있던 것들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여쭈어 봅니다.
‘왜 가야만 하지?’
사실 이 질문에도 쉬이 입을 열지
못했던 나를 발견했어요.
하나만을 생각하다 보니 정작 가야만
했던 이유도, 스스로가 원했던 일이었는지,
무엇을 원했던 것인지, 모든 것들이
뒤섞여 알 수 없는 생각들이 돼 버리곤 합니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고 있기에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음을 뒤늦게야 깨닫게
됩니다. 남들이 앞서 가기에 가야만 했던
나를 되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요.
그리곤 매번 다가오는 감정들을 추스리기
위해 오늘은 눈을 감고 생각해 봅니다.
‘왜 그리 서두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