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으면 언니
요즘 화보계가 신이 났다.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댄서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모델들이 따라올 수 없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배우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강한 눈빛, 무엇을 걸쳐도 다 소화하는 끼와 표현력, 백인백색의 매력적인 외모와 탄탄한 라인 등! 장점이 너무 많은 그녀들의 등장으로 잡지 사진들이 갑자기 살아 움직일 듯하다.
댄서들은 몸만 잘 쓰는 게 아니다. 그들은 표정으로도 춤을 추고, 패션, 헤어, 메이크업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카메라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그러니 이걸 다 할 줄 아는 댄서들에게 화보 촬영은 짜릿하기만 한 무대일 것이다. 촬영 스케치를 보면 초보인 티가 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왜 이제 불렀냐는 듯 카메라를 즐기며 압도해버린다.
그런데 외면이 다가 아니다. 그게 다였으면 이렇게까지 그녀들의 인기가 폭발력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충분한 관심과 보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해왔고, 성공도 했다. 지성, 성실함, 정신력까지 단단한 언니들이다. 다들 나보다 어리지만 상관없다. 멋있으면 언니다.
그녀들을 언니로 인정한 멋짐의 이유 중에 자신감 있는 노출도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춤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자신들의 장점과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노출 있는 의상을 선택한다. 가슴 아픈 비교이지만, 반대의 극단에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이 있다. 그곳의 여성들은 얼굴을 포함한 몸 전체를 가리도록 강요받는다. 동시에 그 어떤 꿈도 미래도, 자기 생각도 허락되지 않는다. 반면, 스우파가 있는 이곳은 다르다. 그녀들의 당당함을 보면 우리나라 여성 인권의 수준이 보인다.
물론 아직도 잘못된 성의식으로 여성은 불특정 다수의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짧은 옷을 입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이 미니스커트는 좋아하면서 레깅스는 불편해하는 것 아닐까 싶다. 미니스커트는 예뻐 보이려고 입는 옷이라면, 레깅스는 편해서 입는 옷이니, 그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면이 작용했을 것 같다. 어쨌든 큰 착각이다. 멋지게 보이려고 입는 것은 맞는데, 그 안에는 여성도 포함되어있고, 불특정 다수의 남성도 포함되는 것은 맞지만 그 안에 너는 없다. 정말 모르겠으면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언니들을 보라! 한눈에 느낌으로 알게 될 것이다. 그녀들은 누구 좋으라고 가벼운 옷을 입지 않는다. 자신의 매력을 한 껏 자랑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춤을 더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의상을 고른다.
그녀들의 무대에는 춤만 있지 않다. 춤을 직업으로 삼은 여성들의 치열한 생각과 노력이 보이고, 매력을 마음껏 펼치는 자신감도 함께 보인다. 그 뜨거움에 모두들 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