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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Jan 04. 2021

펜트하우스

막장 예능

맹세코 말한다. 나는 드라마에 취미가 없는 편이다. 더군다나 막장코드는?! 싫어한다는 말 조차 할 수가 없다.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연히 본 펜트하우스의 한 장면이 너무 확 끌렸다. 모두가 모인 파티장에서 심수련이 로건리에게 협박당하며 비밀을 말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었다. 이미 14회까지 진행된 상황이었는데, 뒤늦게 재미를 알아버린 것이다.


할 수 없이 1회부터 정주행! 마지못해 시작한 시청은 멈출 줄을 모르고.. 황당하고 어이없고, 특히 남자 악마 주단태를 여자들이 다 좋아한다는 설정은 팔짝 뛸 노릇이지만, 정교한 퍼즐 맞추듯 착착 짜인 각본은 솔직히 훌륭하다.


여자 악마 천서진의 캐릭터는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과 '스카이캐슬'의 김서형을 곱하기해놓았고, 비슷하다 말이 많은 '스카이캐슬'과는 비교 불가한 것이.. 그 드라마는 고작(?) 한 명 죽었다고 난리를 피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자살, 타살, 나중에 살아 돌아올 것 같은 사람까지 다 합쳐서 총 7명이 죽었다. 등장인물도 스카이케슬에서는 의사들이 떵떵거리지만, 여기선 제일 무시당하는 인물의 직업이 의사다. 스케일이 다르다.


배우들의 혼신의 힘을 다 하는 연기도 볼만하다. 어차피 재미로 보는 거, 실제로 나쁜 사람들 아닌 거 아니까 더 재밌는 것 같다. 감독의 의도인지 작가의 의도인지, 완전 신인들부터 베테랑 연기자들까지 하나 같이 과장된 못된 연기에 혼을 불태우니, 그 노력이 고마울 정도다.


나는 이 드라마를 예능이라 생각하며 보고 있다. 철저히 재미를 위한 서사+영상이다. 이게 말이 돼? 하고 따지다

보면 머리만 아프다. 재밌자고 만든 거, 재미있게 봐주면 되는 거, 암튼 재밌다. 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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