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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임상 Jul 30. 2021

#37 거울아 거울아

#1

사실 이번 전시는 이래저래 내상이 참 많았다.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랬고, 한참 운영 중인 지금도 그렇고.


#2

아픈 손가락 같은 전시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참 아팠다.


#3

이번 전시는 '메타버스'를 다룬 전시이다. 물론 메타버스의 기술적인 부분이 보이는, 그런 전시는 아니다. 여기저기 너도나도 메타버스를 이야기하는 시기에, 그렇다면 난 어떤 대답을 전시로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고민한 흔적. 딱 그 정도.


#4

'거울'은 본질적으로 '나'를 보여주지만 '내'가 아닌 '그 무엇'을 보여주며, '거울 속의 거울'은 그 이미지를 무한하게 확장시켜서 보여주는 매체이다. '나'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더 무한히 확장시켜주는 '메타버스'가  내가 보기엔 꼭 거울 속의 거울을 닮아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5

코로나도 한참이고, 더위도 일찍 오고, 장마도 지나가고... 참 사정이 많은 전시이다. 원래는 지난주에 끝났어야 하는데, 한 달 더 관람객을 만나기로 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조금이라도 더, 이 전시의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싶었다.


#6

매타 버스의 이면을 예술에 빗대어 잘 보여줬는가...라고 묻는 다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어야 만들 수 있는 전시라는데에는 확신이 있다. 사실 전시 초반에는 가상 전시도 함께 진행하려고 있는데(진행은 했으나) 껍질만 남은 아쉬움이 있다. 인력 부족, 시간 부족 탓 이지만 무엇보다도 내 내면에 확신이 안 섰다. 이 사례는 후에 큰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7

대중 전시란 무엇일까? 이 지점을 고민하며 가장 치열하게 전시를 만들었던 지난 5년, 이제 다음 전시는 그 지점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이번 전시 '거울 속의 거울'은 바로 그 '대중이 이해하는 의미 혹은 난해함'의 지점을 가장 끝까지 몰아붙였던 사례였다. 이 선택에서 내게 남겨진 데이터가 참 값지다.


#8

그래서 다음 전시는, '잘하고 싶은' 전시가 아니라 '잘하는 걸 더 잘하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  


#9

항상 말은 잘하지. 그래도 '거울 속의 거울' 참 수고 많았다. 한 달 더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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