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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글맛집 Oct 28. 2024

편견은 빅데이터다

당신은 다른 거지 틀린 것이 아니다

편견은 긍정적일까, 아니면 부정적일까? 나는 처음에는 이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였다. 하지만 '일반화'라는 개념을 이해한 후, 편견도 일종의 빅데이터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사고 과정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편견이 없으면 오히려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동안 토론이나 논쟁에서 왜 피곤함을 느꼈는지도 돌아보게 되었다.


일반화란,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평균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인기가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나, 한강뷰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부유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런 경우다. 이런 일반적인 사고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단지 나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여길 뿐이다.


하지만 성급한 일반화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몇 가지 상황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부만 해온 사람은 재미가 없을 거라는 판단이나, 특정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가 그 회사 전체의 문제라고 여기는 식의 사고가 그렇다. 이런 성급한 판단은 한정된 정보로 인해 고정관념을 형성하게 되고, 결국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한다. 특히, 뉴스나 SNS에서 자극적인 정보를 보고 상황을 판단하는 사람들이 이런 성급한 일반화를 자주 범한다. 나 역시 과거에는 그랬다.


과거의 나는 소수의 예시를 찾고, 그것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며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착각했다. 상대는 그저 일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었을 뿐인데, 나는 그 생각을 굳이 꺾어야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일반화와 성급한 일반화의 차이를 깨달은 후에는 이런 논쟁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게 되었다. 극소수의 예시를 가지고 보편적인 생각을 반박하려는 사람들과는 대화를 지속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논리적이라 생각하겠지만, 정상적인 관점에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식의 논리를 고수한다면, 그들에게 살인 전과가 있는 사람과 결혼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냐고 말해봐라. 그들의 논리라면 살인 전과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니 말이다. 만약 '그건 다르다'라고 반박한다면, 왜 편견을 가지냐고 되물으면 된다. 물론, 그 정도에서 그만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반화는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삶에서 얻은 경험의 결과로 자리 잡은 사고방식이다. 성급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하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일반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이다. 대화나 토론을 할 때 내가 말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에 근거한 것인지, 혹시 성급한 일반화로 흐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하는 태도가 성숙한 대화를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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