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진짜 주인
인간은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이성에만 의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자신이 내린 결정을 이성적인 판단이라 믿고, 감정은 그저 부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감정이 결정의 바탕에 깔려 있고, 인간은 그 감정을 이성적인 논리로 포장하려 하는 것뿐이다. 즉, 자신이 지지하거나 감정적으로 끌리는 생각을 마치 냉철한 분석의 결과인 것처럼 꾸미려는 경향은 인간의 본성이다.
완전히 감정을 배제한 판단을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이 지지하는 의견이나 선택하는 행동은 대부분 우리의 경험, 가치관, 그리고 감정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할 때, 그것이 논리적인 분석의 결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사람의 감정이나 개인적인 경험이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더 좋은 선택으로 보이기 위해 이성적인 근거를 덧붙이곤 한다.
결국, 인간은 감정적으로 끌리는 의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성을 사용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람으로 인식하려는 오류를 범한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 기제일 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이성적이 되고 싶다면, 감정이 우리의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자각하고 그 영향력을 인정하는 것이 제일 우선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