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식은 땀이 났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꽤 긴장하고 있던 거다. 강의라면 몇 번이고 하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북토크 진행자라니. 10시간 전부터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걱정하고 있었다.
전날 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해준 작가이자 동료의 질문지 초안을 아주 조금 손봤다. 유튜브 이오 채널 콘텐츠 중 '최성운의 사고실험' 영상을 참고했다. 처음 그 콘텐츠를 접했을 때 얼마나 기쁘고 질투 났는지. 진행자이자 인터뷰어인 최성운 님은 정말 좋은 질문과 대화 스킬, 그리고 기획 구성력을 가지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분이 타일러 님을 인터뷰하는 질문을 전부 받아 적었고, 내가 진행하는 북토크 질문으로 바꾸어 보았다. 역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더니(사실 좋아하지 않는 표현인데 다른 언어가 없어 그대로 쓴다) 제법 나쁘지 않게 잘 맞더라.
인터뷰라는 건 뭘까 예전부터 궁금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과정인데, 기획과 결과가 아주 명확하다. 목적은 물론 묻는 질문도 명징하다. 나는 그런 인터뷰 콘텐츠에 늘 가슴이 뛰었다. 어쩜 이렇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술술 끌어낼 수 있지? 그걸 읽는 독자들은 얼마나 재밌고 속이 시원할까? 이런 생각을 하며 영상을 보고 글을 읽었다. 끝 말미엔 항상 '나도 언젠간 해보고 싶다, 인터뷰.'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그나마 가까이 해봤던 건 연구 인터뷰다. 활동하는 시민 단체에서 주제를 정해 작디 작은 연구 활동을 진행하면, 양적으로 데이터를 모으지 못하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인터뷰라는 방법을 선택한다. 문제는 질문지를 구성할 때마다 충분한 사전 자료 탐색 없이 대체로 뇌피셜로 기획한다는 것. 나름 석사 과정을 밟아본 인간이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대충할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아쉬움이 요동쳤다. 한 사람만을 궁금해하고 한 사람만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는 인터뷰는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아쉬움 말이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에게 물은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고. 그는 인터뷰이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것이라 했다. 궁금하니까 만나자고 연락하고, 궁금하니까 그 사람에 대해 배경 조사를 하고, 궁금하니까 질문지를 짜는 거라고. 요컨대 인터뷰어의 진심이 담겨야 읽는 독자 또는 보는 시청자도 충분히 공감하는 콘텐츠가 나온다는 거다.
이번 북토크의 진행을 준비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작가인 내 동료를 어디까지 알고 싶어하는가? 그의 활동까지만? 아니면 깊숙한 생각과 내면까지? 엉뚱하게 사생활까지? 어느 쪽이든 잘 준비해서 재밌게 진행해보고 싶은 욕심이 피어났다. 내 인스타에도 올렸듯 '북토크 진행자 데뷔 무대'이면서 동시에 내 동료의 먹고사니즘과 살짝은 연관 되어 있었기에. 결과가 좋았던 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최소한 북토크를 준비하는 일주일 어드매의 시간동안 아주 조금 성장한 건 분명하다.
(물론 북토크는 잘 끝났다. 목소리가 좋고 진행도 잘하고 시간도 잘 지켜서 좋았다는 세가지 피드백을 받았으니. 이정도면 북토크 진행자로서의 데뷔 무대는 나름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