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요즘 들어 유난히 내 자신이 작아보일 때가 많다. 이리저리 회의고 모임이고 참여하다 보면 꼭 마주치게 되는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며 그와 나의 현재 상태를 비교하게 된다. 이 비교라는 게 참 무섭다. 이미 잘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물어뜯고 하찮게 여기게끔 만든다.
그러다 오늘 우연한 계기로 이 자기비판을 멈주게 됐다. 그것도 비교를 통해서. 최근 헬스 PT를 시작했는데, 총 30회를 결제했지만 대충 계산해보면 1회당 5만원이더라. 오늘도 PT 선생님의 50분 레슨을 듣고 집에 왔는데, 오는 길에 문득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아 여태껏 퍼실리테이션 2시간에 15만원을 받고 있었는데, 시급으로 따지면 꽤 높은 거였구나. 너무 우물 안에만 갇혀 있다보니 우물 밖 세상이 어떤지 전혀 생각도 못했구나.
비교를 통해, 특히 비교의 결과 내가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안심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건 참 비겁하다. 하지만 깨달았다면 겸손해지면 되지 않는가. PT 선생님의 한시간 노동이 나의 한시간 노동보다 덜 값지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신에 나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귀하고 어렵게 찾아온 것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자연스레 드는 나를 불러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 그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발로 뛰어 갚으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