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왕이 되는 1월의 마법
프랑스의 1월.
새해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빵집 유리 너머로 반짝이는 왕관.
그 왕관은 사람의 머리 위가 아닌,
바삭한 페이스트리 파이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위에 있다.
‘왕의 파이’.
재미있는 건,
왕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이 파이가 오히려 평등에 가깝다는 것.
모두 똑같은 한 조각.
그리고 모두 똑같이 긴장한다.
누가 왕위를 쟁취할지.
내 이가 다치진 않을지.
누가 왕관을 쓸지.
고대 로마에는
노예와 주인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즐기던
사투르날리아(Saturnalia) 축제가 있었다.
그때 파이 속에는 콩(fève) 하나가 숨겨져 있었고,
그걸 찾는 사람이 그날의 왕이 됐다.
지금 콩은 작고 귀여운 도자기 인형이 되었다.
그래도 기다리는 마음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같을 것이다.
“제발 내 조각에 들어 있기를.”
어른이면서도 잠깐 아이가 되는 순간.
이 찰나가 참 설렌다.
이 파이는 잠깐, 역사 속으로 숨겨질 뻔했다.
‘왕’이라는 단어가 서슬 퍼런 금기였던
프랑스 혁명 당시,
사람들은 파이를 없애는 대신 이름을 바꾸기로 한다.
« Galette de l’Égalité »
평등의 파이.
달콤하고 바삭한 1월의 관습을 잃기 싫어서였을까.
혁명은 지나가고, 파이는 다시 제 이름을 되찾는다.
왕이든 평등이든, 아무렴 어떠랴.
파이는 죄가 없거늘.
우리는 그저 이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이면 된다.
전통에 따르면
가장 어린아이가 식탁 밑에서
파이 조각이 누구에게 갈지를 정한다.
아이의 입을 빌려
완전한 공정함을 추구하는 위트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빠른 시간을 살아가는 오늘,
그 풍경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방식으로 공정해진다.
돌려가며 자르거나,
눈 감고 고르거나,
가볍게 제비뽑기.
중요한 건 룰이 아니라
한 번 더 웃는 마음.
갈레트는 결국
“누구나 왕이 되는 날”이다.
조각 하나로
1월을 조금 덜 차갑게 만드는 날.
올해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왕관을 쓰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다음 갈레트를 예약하겠지.
프랑스의 1월은
그렇게 한 번 더 시작된다.
그리고 당신의 오늘도.
왕관이 없어도,
작은 증명의 조각이 없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당신 마음이 가장 먼저 빛나기를 바라본다.